<北핵실험> 6자회담 와해냐 재개냐

북한의 전격적인 2차 핵실험으로 북핵 6자회담의 미래도 기로에 서게됐다.

국제사회의 거듭된 설득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자신들의 셈법에 의해 사태를 최악의 국면으로 이끈 만큼 당분간 협상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은 그만큼 적어졌다.

일각에서는 2006년 10월9일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강행할 당시를 상기하면서 의외로 빠른 시일내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에는 북한의 의도가 빗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1차 핵실험 당시 국제사회는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다.

하지만 당시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내부적으로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에 착수했고 그 결과 핵실험 이후 2개월여가 흐른 시점인 그해 12월18일 2단계 5차 6자회담이 개최됐었다.

결과적으로 볼 때 미국의 유화적인 행보에 따라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한 나름의 성과를 거둔 형국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크게 다를 것이라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우선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한 대응을 천명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에 대해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노골적으로 반항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북한은 직접적이고 무모하게(recklessly) 국제 사회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그는 “이런 도발은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키기만 할 뿐”이라면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전달 수단의 추구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에 편입되는 방법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6년 10월 전임자 부시 대통령이 취한 것과 다른 강경책을 취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핵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자신이 천명한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을 한 것을 중대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의 향방을 좌우하는 한 축인 미국이 이런 원칙을 고수할 경우 6자회담은 당분간 회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질 것이라는 게 북핵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게다가 북한 자신도 6자회담의 유용성을 저평가한지 오래됐다.

북한은 지난 4월 유엔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비난한 것과 관련, 유엔의 사과가 없는 한 더 이상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더해 2차 핵실험까지 강행함으로써 6자회담은 물론 미국과의 대화도 당분간 문을 닫아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미국의 태도를 감안할 때 6자회담의 부활 가능성은 이제 희미한 국면이다.

하지만 6자회담 의장국 중국의 태도는 여전히 변수다.

중국은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 사실이 확인된 직후 ‘냉정하게 대처해야 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안정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중국의 입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9차 아셈(아시아.유럽)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우리측에도 전달됐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일반적 기류와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2차 핵실험 강행 전에 중국측에 관련 사실을 사전통보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게 관측통들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국제사회의 강경 대응 움직임과는 별개로 북한을 상대로 6자회담에로의 복귀를 설득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고위급 인사를 대북 특사로 파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북핵 문제가 걸어온 길을 더듬어보면 최악의 순간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된 적이 적지 않았다.

따라서 중국이 끝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경우 6자회담이 막판에 회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나름의 셈법을 고수하며 벼랑끝으로 치닫는 북한과 임기 초반의 원칙을 지키려는 미국, 그 사이에서 접점을 찾으려는 중국,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고심하는 한국 등이 얽힌 복잡한 외교 방정식이 어떤 해법을 찾느냐에 따라 6자회담의 미래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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