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여러가지 뒷얘기 남겨

7일 휴회 결정으로 3주정도 중단되는 제4차 북핵 6자회담은 13일나 되는 회기 만큼이나 많은 뒷얘기를 남겼다.

◇ 눈길 끈 북한의 태도 = 북한 대표단의 움직임은 종전 회담에서도 주시의 대상이었지만 이번에는 더욱 신중하고 진지해진 태도로 눈길을 끌었다.

회담 소식통은 북한 대표단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면서도 매우 탄력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했다. 또 실무적이고 건설적인 자세가 돋보였다는 평이다.

종전 회담과정에서 돌발적으로 이뤄지던 기자회견이 기간에 비해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회견의 톤도 신중해진 것이 그 단적인 예로 거론된다.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기자들에게 입을 연 것도 개막 8일 째인 2일 오후였다.

더욱이 그는 “오늘 회담이 일찍 끝나 도덕적 의무감에서 여러분을 만나러 왔다”며 첫 마디를 꺼내고 “여러분들 더운 날씨에 취재하느라 수고가 많다”며 시종 환한 표정을 보이면서 취재진들을 놀라게 했다.

물론 반전을 거듭한 4일 밤에는 평화적 핵 이용권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여 초반의 자세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지만 원색적인 비난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 날 밤 북한 대사관 앞에는 100여명의 기자들이 몰리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 대책회의가 된 생일잔치 = 회담 개막 사흘째인 지난 달 28일은 한국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의 57번째 생일이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북한의 진지하고도 실리적인 자세로 협상 타결전망이 밝았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 듯 대표단은 호텔측에서 준비한 조그만 케이크를 놓고 간이 생일잔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잠시동안 만이라도 회담 얘기는 하지 말자”며 시작된 이날 잔치는 이내 “회담이 잘 돼야 할 텐데..”라는 송 차관보의 걱정으로 인해 다시 ‘대책회의’로 전환됐다는 후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사람이 태어날 때도 열달이라는 세월이 지나야 한다. 북한 핵 문제도 이제 오랜 산고의 세월이 지났으나 성과로 연결돼야 한다는 게 그 자리의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 남북미 3자와 북미 양자협의 = 이번 회담에서 단연 돋보인 것은 북미 양자협의였다. 지난 달 25일 오후 80분에 걸친 첫 만남 이후 일찌감치 10차례가 넘어가면서 횟수를 세는 것도 무의미해지기까지 했다.

그리고 회담이 고비를 맞은 4일에는 남.북.미 3자 협의가 처음으로 열려 달라진 회담 환경을 실감케 했다.

2003년 8월 1차 회담에서는 북미 양자 대면이 이뤄지기는 했으나 그 장소가 전체회의장 구석 소파였고, 작년 2월 2차회담에서는 1차와는 달리 만남의 장소가 별실로 격이 높아졌지만 테이블도 없이 의자를 놓고 앉아 의견을 교환하는데 그쳤다.

또 지난 해 6월 3차회담에서는 별실에서 의자와 테이블을 갖추고 두 번 만났다.

하지만 이런 종전의 만남은 ‘협의’보다는 ‘접촉’으로 지칭됐다. 특히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성격이 강해 이번처럼 협상의 성격을 띠지 못했기 때문이다.

언론들도 ‘접촉’으로 지칭했지만 차츰 ‘협의’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한편 송 차관보는 평소 격의 없는 사이로 유명한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회담 기간 긴밀한 협의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 달 31일에는 송 차관보가 머물던 중국대반점에 힐 차관보가 직접 찾아오는 장면이 목격됐다.

◇ ‘끝장토론’이 낳은 것들 = 한국측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베이징 메리어트호텔측은 애초 예상보다 회담이 길어지면서 6일 결혼식 개최를 예약한 손님에게 다른 장소를 알아볼 것을 요청했다는 후문도 들렸다.

결혼식 장소인 2층 그랜드볼룸에 프레스센터가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우리측 대표단 관계자는 전했다.

회담장이 있는 댜오위타이(釣魚臺) 팡페이위안(芳菲怨)도 각종 예약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국 간 양자협의 횟수도 상상을 초월했다.

중국측이 지난 4일 오후 현재까지 참가국 간 양자협의가 모두 72차례였다고 발표했고 5∼6일 막바지 의견조율이 활발하게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아마도 100차례에 육박했을 것이라는 게 회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주최국이자 참가국인 중국은 이번 회담에 외교부 9개 부문에서 200여명의 직원을 투입했다.

회담이 풀리지 않으면서 목이 탄 탓인지 댜오위타이에서 회담 기간 소비된 생수는 5천병, 커피는 2천컵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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