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앞둔 탐색ㆍ조율 작업 막올라

북핵 공동성명 이행방안을 논의하게 될 제5차 6자회담에 앞선 탐색과 조율 작업의 막이 올랐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6개국이 6자회담 수석 또는 차석대표의 순방외교를 통한 가닥잡기에 나선 것이다. 각 국의 이러한 노력은 5차 6자회담 개최예정 시기인 내달 초까지 숨가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초점은 핵심당사국인 북한과 미국간 이견좁히기에 맞춰져 있다.

공동성명이 `깨지기 쉬우면서도 미묘한 균형을 취하고 있는’ 탓에 경수로 제공시점 논란 등과 관련해 북미가 기존의 주장만을 고집할 경우 이행방안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15일 미국으로 향했다. 송 차관보는 워싱턴에서 행정부와 의회 인사를 두루 만나 공동성명 이행의 구체적인 수순과 검증체제, 회담 개최시기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일본을 거쳐 20일 귀국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그간 공동성명을 바탕으로 각 참여국이 취해야 할 행동의 내용과 순서를 정하는 로드맵 마련에 주력해왔으며 송 차관보의 미.일 방문은 이에 대한 1차적인 조율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이미 4차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어떤 항구로, 어떻게 가야할 지가 정해졌다면 이제는 목표를 향한 `해도'(海圖)가 그려져야 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5차 회담에서 암초를 피하면서 목표를 향해 순항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도가 마련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고 있지만 적어도 해도의 윤곽은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유력한 암초로 예상되는 경수로와 농축우라늄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가급적 논의를 뒤로 미루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부는 회담 운영과 관련, 내달 초 개최될 5차회담에서 이행계획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낸 뒤 그 다음에 워킹그룹을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회담이 길어져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겹칠 경우 휴회후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미국의 행보도 전에 없이 적극적이다.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57.민주)에게 이례적으로 공군기까지 내주며 17일 방북하도록 허락한 게 단적인 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미국내 대표적인 북한통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대북외교를 전담해 왔으며 북한 수뇌부가 선호하는 몇명 안되는 미 고위인사다.

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공식 특사는 아니지만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새로운 이니셔티브에 의해 시작된 외교적 절차를 진전시키기위한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힌 바 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공동성명 채택 이후의 미 행정부의 구체적인 입장을 북한 수뇌부에 전하고 그에 대한 `진의’를 전달받아 이를 다시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미의 관심사인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동북아 순방은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힐 차관보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공동성명 이행의 첫 조치는 (북한의) 누락없는 완전한 신고이며 그러면 미국도 상응하는 이행의무 조치를 절대적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11일 뉴욕에서 열린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관의 포럼에서 “북한이 합의를 준수한다면 많은 경제적.외교적 기회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5차회담을 앞두고 이미 `장외에서’ 대북 설득에 나선 모양새다.

그러나 힐 차관보의 방북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힐 차관보의 방북 여부는 `빈손으로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올 수는 없는’ 처지에 있는 그의 입장을 감안할 때 북미 간 일정 수준의 사전협의와 그 결과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힐 차관보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그가 적어도 6자회담 카운터 파트인 김계관 외 무성 부상 이상의 북한 수뇌부를 만나 담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6자회담이 급 진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미 북한의 10월10일 노동당 창건 60주년 기념행사에 자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을 보낸 바 있는 중국은 18∼20일에는 주중 한국대사를 지냈던 리 빈(李 濱) 한반도 담당대사를 방북시킬 예정이다.

리 대사는 24∼27일에는 미국, 28∼30일에는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잇단 북중 회담을 통해 공동성명에서 언급된 합의사항의 실천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한 뒤 이를 토대로 관련국과 논의과정을 거치고 다시 북한측과 의견 조정을 하는 방식으로 쟁점에 대한 이견좁히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창건 행사에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극동 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를 보낸 바 있는 러시아도 5차회담을 앞두고 대북채널을 통한 북핵해결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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