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앞두고 北·美 팽팽한 기싸움

내주초 2단계 제4차 6자회담 개최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 양국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이 한.미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을지포커스렌즈(UFL)연습을 실시하고 대북인권특사의 임명까지 강행하면서 인권문제를 거론하자 북한이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중앙방송은 6일 폐허가 된 미국의 뉴올리언스를 “천치(天痴)에 의해 초래된 미국판 폼페이”라고 비유하며 부시 행정부의 무능을 비판한 외신 보도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불편한 속내의 일단을 내비쳤다.

더욱이 라이스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활동을 적극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로버트 졸릭 국무부 부장관도 같은날 일부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의 화폐위조 등을 거론하면서 ‘범죄국가’라고 지칭,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다.

여기에 보수적 성향인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미국이 마카오를 거점으로 한 북한의 금융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하면서 6자회담 속개를 앞두고 미국의 대북 강경파들이 여론몰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이 같은 미국 내의 대북 강경흐름이 UFL 연습과 대북인권특사 임명에 대한 북한의 격렬한 반응이 나온 뒤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이미 지난달 27일자 기명 논평을 통해 대북인권특사를 임명한 미국의 조치와 관련, “이는 6자회담의 앞길에 돌개바람을 몰아오는 매우 상서롭지 못한 행동”이라며 임명 철회까지 요구하는 등 강력한 반발 메시지를 던졌다.

북한은 1단계 회담에서 휴회 기간 회담 재개에 장애가 되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UFL 연습과 대북인권특사 임명을 잇따라 문제삼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올해 UFL 연습을 계기로 북한을 주적으로 상정한 군사훈련을 포함한 모든 대북 적대행위의 중단을 촉구하면서 이를 한반도 평화보장체제 구축의 당위성과 연계시킴으로써 미국을 압박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13일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대변인이 UFL 연습을 비난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북한은 서서히 대미 비난의 강도를 높였으며 역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중단을 촉구했다.

이어 북한의 각종 매체들은 미군의 한반도 진주 60돌(9.8)을 앞두고 주한미군 철수를 촉구하는 내용의 기사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으며 미군학살만행 진상규명 전민족특별조사위원회(전민특위)도 7일 주한미군 철수를 촉구하는 공동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8일 기명 논평을 통해 “미국이 북침의사가 없고 조.미관계를 개선할 입장이라면 미군철수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6자회담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북.미 사이에 또 다시 대립양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것이 회담의 개최 여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내주 13일로 회담 속개 일자를 제안하자 숀 매코맥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6일(현지시간) “회담이 내주로 정해졌다면 우리는 회담 진전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일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