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중의 전문가들은 6자회담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 실제적으로 기여한 바가 없다고 냉정하게 평가하면서도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이한 해법을 내놨다.
24일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주최한 ‘글로벌 코리아 2011’ 국제 학술회의 ‘동아시아 정치·외교 질서’ 세션에 참여한 패널들은 6자회담의 즉각적 재개보다는 실효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각국의 패널들은 자국의 입장에 따른 각기 다른 대안을 제시했다.
한국측 패널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6자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반면, 중국측에서는 남북간 합의된 사안들이 먼저 이행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측은 화해와 도발이란 북한 협상전략의 악순환을 끊기위해 6자회담의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일본측은 6자회담에 앞선 양자대화의 재개를 강조했다.
다음은 패널들 발언의 주요 요지.
신각수 前외교통상부 제1차관 “북한의 진정성이 6자회담의 조건”
“지난 2월초 군사회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연초부터 대남평화공세만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명박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었는데 이는 북한에 대한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놓고 있다는 의미일 뿐 전제조건은 항상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면 6자회담을 재개할 것이고 그 이후 다양한 대화를 추진해나갈 것이다.”
왕지스 중국 북경대학교 학장 “6자회담 재개 앞서 전제조건 충족시켜야”
“6자회담을 찬성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먼저 북한 자체를 공개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은 (정상회담을 통해) 공동선언문을 채택한바 있는데 이 정당성을 인정해야 6자회담을 통한 건설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비핵화 추진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6자회담에 앞서 한국과 북한의 양자 협의가 필수적이고, 북한과 미국 간의 양자 협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전제조건들이 갖춰져야 6자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다.”
데이비드 생어 뉴욕타임즈 워싱턴 지국장 “6자회담 목표 재설정 시급”
때문에 오바마 정부는 집권 초기 그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다시는 이어받지 않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더불어 북한은 이미 추가적인 핵시설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6자회담에서의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 때문에 6자회담의 실효성과 신뢰도가 떨어진 것이다. 북한 내에서 권력세습이 이뤄지는 이 상황에서의 6자회담은 더욱 의미가 없다. 6자회담의 재고를 위해 목표 재설정이 시급하다.”
다나카 히토시 前일본 외무 심의관 “6자회담보다 양자회담이 먼저”
“즉각적인 6자회담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6자회담이 미래의 한반도를 위한 중요한 대화채널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6자회담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6자회담보다 양자회담이 선행되어야한다. 먼저 세 개의 비공식 양자회담이 필요하다. 남북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할 과제이고 그 다음이 북한과 미국과의 대화, 마지막으로 북한과 일본 간의 양자 대화이다. 실질적인 성과는 이러한 맥락을 통해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와 관련해 중국과 러시아도 긴밀히 연관돼있어야 할 것이다.
북-중, 북-러 간의 양자대화는 이미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굳이 언급하지 않겠지만, 이 같은 양자대화들이 활성화 된 후, 다시 3자 대화를 통해 6자회담을 도모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