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새정부 출범전 개최 가능할까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로 교착국면에 빠진 6자회담이 한국의 새정부 출범 전에 개최될 수 있을 지, 외교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내 북핵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이 추진했던 `1월중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 개최안’은 의장국 중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일단 제동이 걸린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중국은 핵 신고 문제에서 별반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회의를 열어봤자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6자회담 참가국들은 2월 중순까지 가급적 회담 개최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북한의 태도 변화 등을 주시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할 때 이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은 현재 미국과 한국내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며 자신들의 전략을 고심하는 눈치”라면서 “한국의 신정부 출범이 2월25일 예정돼있다는 점에서 그 전에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북한의 핵폐기를 우선시하면서 ‘상호주의’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명박 정부’의 대응을 시험해보기 위해서라도 시간을 끌며 보다 극적으로 상황을 전개시킬 가능성이 크다는게 외교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 미국 내부에서도 대선국면이 본격화되면서 북한 핵 문제 등 외부 문제에 신경쓸 여유가 없어지고 있다는 점도 북한의 시간끌기를 예상할 수 있는 변수에 포함된다.

결국 북한은 물론 한국과 미국의 상황을 종합해볼 때 6자회담이 2월 중순, 나아가 한국의 신정부 출범 전에 개최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시간으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를 위시한 미국내 협상파가 아직은 상황을 주도하고 있지만 북한이 계속 시간을 끌고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가 18일(현지시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대북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나 앞서 존 볼턴 전 유엔대사가 대북합의 폐기를 주장하고 나서는 등 그동안 잠잠했던 미국내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9일 미 행정부 내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북한에 대해 인내심을 보일 수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2005년 9.19공동선언 채택 이후 대북 강경론을 자제해왔던 딕 체니 부통령실과 국무부 일부 강경파들이 북한의 핵 신고 불이행을 문제 삼으면서 보다 대결적인 대북접근을 주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내 강경파들은 협상을 통해 북핵 폐기를 유도하는 것이 애초부터 어려운 과제라며 ‘체제 변형’이나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등을 통해 북한 수뇌부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의 핵심 외교라인 인사들의 성향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외교참모들과 달리 북한에 대해 보다 강경한 대응을 주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상황 변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2월초까지도 핵 신고 문제와 관련해 보다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 한국과 미국내 여론이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외교부와 대통령직 인수위도 북핵 상황을 면밀히 체크하면서 상황이 악화될 경우를 상정한 대응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한국의 새정부는 북한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경우 과거 노무현 정부와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도 보다 원론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다”면서 “북한도 한국의 새정부를 핑계로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 핵 문제는 새정부 출범기를 전후해 한반도 정세를 흔드는 최대 현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며 이명박 정부의 대북 대응 기조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있을 것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은 전망했다.

한.미 양국의 협상 주도 인사들은 일단 북한을 상대로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 ‘완전하고도 충분한’ 내용을 담은 신고서를 제출하도록 설득하는 한편 2월 중순 이전 6자 수석대표회담을 열어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하지만 북한이 현재 신고의 핵심이슈인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의혹에 대해 “알루미늄관을 수입은 했지만 UEP와는 관계없는 용도”라는 기존의 입장을 끝까지 고수하면서 협상장에도 나오지 않을 경우 북핵 문제는 새정부 출범까지 상황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