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사실상 결렬…북미 선택 주목

북핵 폐기를 궁극적 목표로 삼았던 6자회담이 끝내 검증의 고비를 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10일 오전부터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다양한 양자 및 다자접촉과 수석대표회의 등을 갖고 검증의정서 채택을 위한 막판 담판을 시도했으나 북한과 나머지 나라간 입장차이를 끝내 좁히지 못했다.

특히 북한은 검증의정서와 관련, 검증방법에 포함시켜야 할 시료채취를 완강히 거부했으며 검증주체와 대상 등에 있어서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의장국 중국은 당초 이날 회담을 끝낼 예정이었으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섬에 따라 회담을 휴회하고 내년 초에 속개하거나 회기를 일시 연장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11일 오전중 다시 회담을 열더라도 현재로선 이견절충 가능성이 크지 않으며 13일 한.중.일 정상회담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성과를 도출할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북한은 이미 임기가 끝나가는 부시 행정부와의 협상을 접고 오바마 신정부와의 협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이로 인해 지난 5년 넘게 진행해온 6자회담의 역할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의장국 중국은 오후 3시20분께 6자 수석대표들만 참여하는 회의를 열었으나 북한은 끝까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 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검증의정서와 관련된 현안 협의와 관련, “중국이 제시한 검증의정서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실질적인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특히 “시료채취 등 과학적 절차가 반드시, 명확하게 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밝혔지만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정책과 주권 문제를 언급하며 시료채취 수용을 거부했다”면서 “중국이 검증의정서 수정안을 만들 여건도 되지 않았다”고 말해 이번 회담이 사실상 결렬됐음을 강력 시사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이견을 전혀 좁히지 못한 것 같다”고 전제, “우리는 검증과 관련해 특별한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며 과학적 절차와 시료채취, 핵검식 등 일반적인 검증방법을 원한다”며 “러시아도 북한에 그들이 잘못 대우받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특히 북한측과 양자회동을 갖고 의정서 수정안 제출을 위해 노력했으며 미국도 북한과 별도의 양자회동을 통해 주요 쟁점에 대해 절충을 시도했으나 북한의 태도를 바꾸지 못했다.

중국이 전날 제시한 의정서 초안은 검증의 주체와 대상, 방법, 시기 등이 담겨져있으며 지난 7월 6자회담 합의문과 10월 평양 북미합의 내용을 토대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료채취와 관련해서는 직접적으로 ’시료채취’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내용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장문의 표현이 동원됐다고 회담 소식통은 전했다.

김 본부장은 “러시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논리적이고 합리적이고 경험적으로 얘기하는 등 여러나라가 IAEA 역할의 중요성을 얘기했지만 북한은 의견이 달랐다”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 등은 검증의정서 채택없이는 경제.에너지 제공 방안에도 합의할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향후 대북 중유 지원이 유보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검증의정서 채택을 전제로 미국 정부가 단행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가 철회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다만 한국과 북한은 실무차원의 양자접촉을 갖고 이번 회담에서 전체합의문 도출을 전제로 에너지 지원 일정 등을 정리했다.

또 첫날(8일)회의에서 러시아는 동북아평화안보체제 구축과 관련된 계획을 보고했으며 내년 중 관련 실무그룹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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