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북, 5개국 협공에도 ‘요지부동’

검증의정서 채택 문제를 논의한 북핵 6자 수석대표회담이 사흘간의 집중협의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성과없이 폐막할 위기에 처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의 주장에 러시아와 중국도 동조하며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했지만 북한의 입장이 요지부동이었기 때문이다.

과거 회담에서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는 측면이 강했던 러시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과 국제적 기준에 따른 검증을 강조하며 북한에 시료채취가 반영된 검증의정서 채택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국인 중국도 직접적으로 의견을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초안의 내용이 북측보다는 나머지 참가국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점에 비춰 역시 북한보다는 한.미.일.러의 편에 서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즉 북한을 제외한 모든 참가국들이 북한에 시료채취가 반영된 검증의정서 채택을 강조한 셈이지만 북한은 `주권을 침해한다’며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마지막날인 10일에도 오전에 북.미가 양자접촉을 갖고 의장국인 중국이 북한과 미국을 각각 따로 만나 중재를 시도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한국도 전체회의가 종료되고 다른 대표단이 모두 회담장을 떠난 뒤에도 중국측과 양자회동을 하고 상황을 진전시킬 묘안이 없을지 논의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이처럼 5개국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북한이 성의를 보이지 않자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며 협상을 진전시켜 온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실망하는 빛이 역력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회담 뒤 숙소로 돌아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친 표정으로 “어렵고 터프한 회담이었다”고 입을 뗀 뒤 “협상은 전혀 진전을 보지 못했고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평소 아무리 어려운 순간에도 낙관적인 시각을 잃지 않았던 힐 차관보지만 이날 그의 입에서는 단 한마디도 희망섞인 전망이 나오지 않았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일본만 회담 결렬을 반길 것이라는 농담도 오갔다.

납치자문제에 대한 진전이 없어 대북 중유지원에 참여하지 않아 코너에 몰렸는데 이번 회담 결렬로 대북지원 자체가 유보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북.미 평양협의 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자 강한 불만을 제기했던 일본으로선 당시 이의제기가 정당했다는 평가도 받을 수 있게된 셈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