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미국 ‘CVID’용어 사용안해

▲ 미 수석대표 힐 차관보

26일 개막된 제4차 6자회담에서 현지 외교분석가들은 과연 미국이 ’CVID’라는 용어를 다시 사용할 것인가를 예의주시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의미하는 CVID는 미국이 2차 6자회담때까지 주로 사용하다가 지난 해 6월의 3차 회담에서는 북한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이 용어가 전면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번 4차 회담 개막식 인사말에서도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CVID라는 용어를 꺼내지 않았다.

그 대신 인사말을 통해 “영구적이고, 충분하고, 검증가능하게(permanently, fully, verifiably)” 핵 프로그램들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여기서 ’충분하게(fully)’는 이전의 ’완전하고(compelete)’에 비해 정도 면에서 약간 하향 조정되었다는 뉘앙스를 주고 있다. 말하자면 일정한 조건을 제시하고, 그 조건에 충분히 합하면 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사실상 100%를 의미하는 ’complete’보다는 낮은 단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말의 성찬’인 외교무대의 특성상 특정한 어감을 갖는 용어가 등장하느냐, 마느냐는 협상 상대를 배려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와 연결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결국 미국은 CVID라는 용어를 재론하지 않음으로써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은 CVID라는 말이 거론될 때마다 자신을 완전히 무장해제를 시키고 경제적으로 압살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북한은 CVID는 패전국에만 강요하는 주장으로, 평화적인 핵계획을 송두리째 말살하는 굴욕적인 것이라며 이 용어 사용을 말아줄 것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폭정의 전초기지’라는 말과 함께 CVID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상징하는 말로 인식됐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현지 외교소식통은 “CVID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미국이 북핵폐기의 원칙을 바꾼 것은 전혀 아니다”면서 “하지만 용어에 신경씀으로써 북한을 배려하는 외교적 제스처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힐 차관보의 인사말을 전체적으로 해석해보면 사실상 CVID의 원칙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기준선을 제시한 것을 알 수있다.

다만 협상의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가급적 자극을 삼가겠다는 미국의 배려를 북한이 호응할 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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