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무대에 등장하는 판문점

북한의 2.13합의 이행에 따라 상응조치로 제공될 대북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6자회담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회의 장소로 판문점 남측 구역 내 `평화의 집’이 유력시 되고 있어 주목된다.

경제.에너지 실무그룹은 한국이 의장국이어서 우리 정부가 나머지 5자의 의견을 수렴, 장소를 결정하게 돼 있다.

정부는 다음달 7~8일 개최하기로 잠정 예정된 이 회의의 장소로 여러 도시를 검토하다 판문점 쪽으로 가닥을 잡고 각국의 의견을 최종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정부가 6자회담 장소인 베이징(北京) 대신 국내에서 회의를 갖기로 한 것은 어찌 보면 의장국의 `어드밴티지’를 살린 것일 수 있으나 별도의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19세기 말 이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국 주도로 개최된 다자회의가 거의 없었던 게 사실이고 보면 한국이 6자회담의 핵심적인 실무 회의를 `호스트’자격으로 한반도 안에서 개최한다는 의미가 적지 않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또한 판문점에서 개최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분단과 군사적 대치를 상징하는 판문점에서 6자회담 참가국들이 경제.에너지 지원과 같은 협력 차원의 소재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갖는 상징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회의장이 판문점 내 `평화의 집’이라는 점도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를 추구하는 6자회담의 이상과 맞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무적으로는 북한의 회의장 접근성과 통신이용의 편의 등을 감안한 측면도 없지 않다.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회의는 북한의 2.13합의 이행 2단계 조치인 핵시설 불능화 및 핵프로그램 신고 단계를 이행하는데 따른 상응 조치인 중유 95만t 상당의 지원을 어떻게 제공할지를 협의하는 무대다.

그런 만큼 원활한 협의를 위해서는 북측 대표단이 평양과 수시로 연락하며 자국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는 점이 판문점 개최 방안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서울에서 북쪽으로 약 60㎞, 평양서 남쪽으로 약 170㎞ 떨어져 있는 평화의 집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내 회담 시설물들 가운데 가장 현대식 건물로 꼽힌다.

1989년에 준공된 이 건물은 남북간 수많은 회담과 접촉의 무대가 됐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4~26일 남북 장성급 회담이 이 곳에서 열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