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둘째날…이모저모

북핵 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 둘째날, 베이징 회담장 주변은 9일 합의문 초안이 회람됐다는 소식과 함께 급박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낙관론이 기조를 이루면서 핵폐기 초기단계 조치와 상응조치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 초안이 개막 당일인 8일 밤 전격적으로 회람되는 등 회담이 별다른 `탐색전’ 없이 일찌감치 `본게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미국측은 북한의 협상태도에 긍정적 평가를 아끼지 않으면서 합의문 초안에 내심 만족하는 표정이었으나 각국 대표단은 초안 내용에 대한 말을 아끼며 다른 국가의 반응을 살피는 등 본격적인 협의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각국 취재진도 대표단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들의 동선에 주목하고 있다.

=힐, 전례없이 긍정적 발언 `눈길’=
0…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전날에 이어 9일에도 6자회담 전망과 북한의 태도 등과 관련, 전례없이 긍정적인 발언을 이어가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오전 숙소인 세인트 레지스 호텔을 나서며 북한의 입장에 대해 질문받자 “나는 북한 대변인이 아니다”면서도 “내 관점에서 보면 북한이 상당히 진지하게(with great seriousness) 이번 회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해 12월 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 기간 `북한 대표단이 금융제재 문제 해결 전에는 핵폐기에 대해 협상하지 말라는 훈령을 받았다’는 단정적 발언까지 해가며 북측의 협상태도에 불만을 나타냈던 때와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

이에 앞서 힐 차관보는 전날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숙소로 돌아와 가진 회견에서 “오늘 실질적인 진전을 만들었다(we’ve made some real progress today)”라고 말해 취재진을 다소 놀라게 했다.

2005년 9.19 공동성명 채택 이후 힐 차관보가 이 처럼 확실한 표현을 동원해가며 협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긍정적인 회담 분위기를 반영한 듯 힐 차관보는 전날부터 취재진 앞에서 “심한 기침증세가 있어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거듭 호소하면서도 질문공세에 끝까지 답하는 성의를 보이고 있다.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한국대표단 숙의=
0…우리측 대표단은 숙소인 차이나월드호텔(中國大飯店)에서 오전 늦게까지 의장국인 중국이 내놓은 합의문 초안에 대한 숙의를 계속했다.

8일 밤 늦게 중국으로부터 한장짜리 합의문 초안을 받아든 한국 대표단은 새벽까지 내부회의를 갖고 협의를 거친 다음 이날 아침에도 깨자마자 회의를 갖고 협상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한 대표단은 예전과는 달리 이날 아침식사를 호텔 식당이 아니라 실내에서 간단하게 때우고 본부 보고, 내부회의 등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천 본부장이 숙소를 나선 시간도 예전보다 늦은 오전 9시20분(현지시간)으로 우리측 대표단이 합의문 초안을 평가하고 대응책을 모색하는데 있어 애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천 본부장은 장사진을 치고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합의문 초안이) 6개국간 협의 기초로 보면 괜찮다고 보지만 순탄한 협의가 될지는 예단하고 싶지 않다”고 예의 신중한 반응을 보인뒤 발걸음을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옮겼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