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대표들 회담 `낙관’ 근거는

북핵 6자회담 각국 수석대표들이 오는 8일 회담에 앞서 잇따라 낙관적 전망들을 내놓고 있어 그 근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 미국, 중국 등의 대표들은 지난 달 16~18일 베를린에서 열린 북.미 수석대표 회동 이후 줄곧 차기 회담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초기단계 이행조치 합의 가능성에 대해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일 “그간 6자회담 당사국들과 집중적인 협의를 벌여왔다”며 “그 결과 차기 회담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믿는다”고 했고,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같은 날 “8일 재개될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 폐기 이전의 기술적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의장국 중국의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앞서 지난 달 31일 “이번 회담이 3~4일 만에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좋은 결과를 낳기를 희망한다”면서 차기 회담은 지난 해 12월 회담에 비해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미.중의 수석대표들이 이처럼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과 관련, 외교 소식통들은 북.미 베를린 회동을 통해 양측이 차기 회담에서 합의할 사항에 대해 의견접근을 봤다는 점을 주된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번 6자회담 등을 계기로 선(先)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결을 전제로, 조건만 맞으면 영변 5MW원자로를 동결하고 동결에 대한 감시요원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랬던 북한이 베를린 회동을 계기로 그동안 전제로 내세웠던 BDA 문제에 대한 입장을 완화, 미국이 초기 조치와 상응조치를 묶어 제안한 `패키지딜’을 수용할 수 있다는 조짐을 보였기 때문에 차기 회담에 대한 낙관론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전향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인식 변화가 결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해 10월 말부터 회담장 안팎에서 여러 차례 진행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힐 차관보간 회동을 거치면서 북측이 핵폐기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병행추진하겠다는 미국의 의지에 대해 신뢰를 갖기 시작한 것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북한의 인식이 바뀐 것이 결정적”이라며 “미국이 자신들을 고립.말살시키고 체제를 전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협상하고 공존할 생각이 있다는 인식을 북측이 갖게 된 것이 현재 상황에 이른 중요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북한이 부시 집권 기간내에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매듭짓자는 미국의 제안에 신뢰를 갖고 있는 만큼 협상에서 세부조율에 난항을 겪을 순 있어도 결국은 초기 조치에 합의하게 될 것이라는게 당국자들의 전반적인 인식이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에 집착한 공식 이유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지적해온 만큼 이를 무력화할 수 있는 `관계정상화’ 문제에 대해 북.미간에 상당부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나머지 이견들은 충분히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각국 관계자들이 갖고 있는 듯 하다.

관심을 모았던 제2차 북.미 BDA실무그룹 회의가 각국의 기대대로 별다른 충돌없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되는 점도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또 많은 이들이 핵동결 및 동결감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초기 조치에 대해 북한이 큰 미련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비록 막연하긴 하지만 긍정적 전망의 한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북한이 이미 핵실험까지 한 핵보유국임을 천명했고 그에 따라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과 핵무기.핵물질을 분리해 협상하겠다는 전략을 내 비친 만큼 핵물질 추가생산을 그만두는데 큰 미련을 갖지 않을 것이라는 게 많은 이들의 기대 섞인 예상이기 때문이다.

베를린 회동을 시작으로 그동안 한.미, 한.일, 남북, 한.러 수석대표 회동 등이 잇따랐고 외교장관급에서도 활발한 의사소통을 진행하는 등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회담을 준비했다는 점도 낙관론의 또 다른 근거가 되고 있다.

다만 “이런 일에는 보장이란 없다”는 힐 차관보의 1일 발언이 시사하듯 북한과의 협상이 갖는 의외성 때문에 회담 합의문에 각국 대표가 서명을 마치는 순간까지 마음을 놓아선 안된다고 당국자들은 입을 모은다.

북한이 BDA 문제 외에도 유엔 제재 등 현존하는 각종 제재들을 모두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해 놓은 만큼 새로운 제재 이슈를 회담으로 끌어들여 해결을 시도할 가능성 등 예상되는 악재들을 머릿속에서 지워선 안된다는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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