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남북통일에 핵심역할할 것”

“독일 통일 당시에도 2+4회담(동.서독과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이 진행됐습니다. 남북통일에서도 6자회담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의 핵심참모로 독일 통일의 산증인으로 평가받는 호르스트 텔칙(68) 전 독일 국가안보수석이 22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핵문제를 다루고 있는 6자회담이 향후 남북통일 문제에 있어서도 유용한 회의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텔칙 전 수석은 “6자회담은 남북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주변국인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회담”이라며 “이 4개국은 남북통일에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이들의 도움과 협조없이는 통일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지원이 아니었으면 독일 통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한반도 상황에 비춰봐도 미국은 6자회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남한은 미국의 지지가 있어야만 안보가 보장된다”고 말해 남북통일에 있어서도 미국의 지지와 협조가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텔칙 전 수석은 남북관계와 관련, “과거 분단됐을 당시 우리는 동.서독 간의 인적교류를 증가시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동.서독 주민간 접촉이 독일통일에 큰 역할을 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1980년대 서독은 동독에 2천억 마르크의 자금을 지원하며 점차적으로 통일을 준비했다”면서 “한국의 햇볕정책과 비교할 수 있겠는데, 당시 서독에서도 일부는 지지하고 일부는 비판했지만 결국 동독정부는 붕괴됐다”고 말했다.

텔칙 전 수석은 이어 “남북이 통일됐을 때 한국이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며 통일비용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텔칙 전 수석은 “1980년대에 한국정부의 요청에 의해 콜 총리의 특사로 중국과 러시아에 (중.러와 수교를 맺으려는) 한국에 협조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내년 개교를 목표로 현재 설립을 추진중인 한독공학대학원대학교(KGIT)의 초대 총장을 맡고 있으며 이 문제로 방한한 기회에 외교부를 찾아 유명환 장관과 면담도 가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