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난항…中 내년 1월 ‘연기’ 검토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이 10일까지 사흘째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다양한 양자접촉 등을 갖고 검증의정서 채택을 위한 쟁점 조율을 시도했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이날 합의문 도출을 위해 담판에 나섰지만 북한이 검증의정서 대상과 주체, 방법 등을 세부적으로 마련하는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모양새다.

회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중국이 제시한 검증의정서 초안에 대해 공식적인 의견제시를 미룬 채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장국 중국은 쟁점 조율이 힘들 경우 이번 회담을 일단 휴회하고 내년 1월초에 회담을 속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국들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께부터 의장국 중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양자접촉을 갖고 의정서 수정안 제출을 협의했다.

의장국 중국은 오후 3시20분께 6자 수석대표들만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마지막 절충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특히 북한측과 양자회동을 갖고 의정서 수정안 제출을 위해 노력했으며 미국도 북한과 별도의 양자회동을 통해 주요 쟁점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6개국 수석대표들의 모임에서 당초 예정대로 이날 회담을 종료할 지, 하루 이틀 더 진행할 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쟁점 조율에 끝내 실패할 경우 일단 휴회하고 1월초에 회담을 다시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내년 1월 20일 미국의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는 등 국제 정세를 감안하면 6자회담이 1월초 속개되더라도 장기 교착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미국은 새정부 출범 이후 외교·안보 라인의 인선이 끝나더라도 한반도 정책에 대한 전반적 검토 이후에나 북측과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전날 제시한 의정서 초안은 검증의 주체와 대상, 방법, 시기 등이 담겨져 있으며 지난 7월 6자회담 합의문과 10월 평양 북미합의 내용을 토대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국들은 전날 이틀째 회의에서 쟁점인 시료채취 문제와 관련, 중국이 제안한 ‘시료채취를 내용적으로 보장하는 표현’에 사실상 합의했지만 검증의 주체와 대상 등 다른 쟁점에 대한 의견차이가 워낙 커 쟁점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검증 주체에 있어 현안은 역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을 어떻게 담느냐이고, 대상에서는 미신고 시설에 대한 접근 등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수용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북한은 90년대 초 북핵 1차위기 당시 IAEA와 특별사찰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은 바 있어 IAEA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신고시설에 대한 절충도 불투명하다. 지난 10월 미·북 평양협의 결과에서는 ‘신고되지 않은 시설에 대해서는 상호 동의에 의해 접근한다’고 규정했다. 이는 북한의 동의 없이는 미신고시설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사실상 검증이 북한의 신고서 내용에 한정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따라서 한·일 등은 미신고시설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이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더불어 한국과 일본 등은 검증의정서 채택이 어려울 경우 경제·에너지 제공 방안에도 합의할 수 없다는 ‘포괄적 합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도 핵무기비확산조약(NPT) 체제 강화를 위해 북한의 향후 NPT 복귀문제를 언급하는 문구를 삽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미·일 등은 애초부터 이번 ‘검증의정서’에 검증 주체와 대상, 방법 등에 ‘구체적’인 문구가 명시돼야 한다는 입장을 마련한 상황이다. 그동안의 6자회담 합의가 모호한 문구 때문에 북한의 잘못된 해석을 불어왔다는 전철을 되밟지 않겠다는 의지다.

때문에 의장국 중국과 참가국들이 ‘양자회담’ 등을 통해 ‘묘안’찾기에 나서고는 있지만 북한의 태도변화가 선행되지 않을 겨우 이번 6자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회담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한편, 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될 경우 채택될 합의문은 비핵화 실무그룹 의장국인 중국이 마련한 검증의정서, 에너지 실무그룹 의장국인 한국의 에너지-불능화 마무리 계획서, 동북아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 의장인 러시아가 만든 관련 문서를 중국이 총괄 합의문서로 정리한 것이며, 이 과정에서 민감한 현안은 별도의 양해각서에 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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