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긍정신호 속 아직 `오리무중’

이번 주 북핵 외교가가 동시다발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6자회담의 향방은 아직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느낌이다.

일단 긍정적인 신호들이 적지 않다. 우선 11일 열린 경제.에너지협력 실무그룹 회의에서는 6자회담의 진전을 가로막을 수 있었던 고비를 하나 넘겼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당초 자신들의 불능화 속도에 비해 경제.에너지 지원 속도가 느리다며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2단계(핵 신고 및 불능화)를 마무리하고 3단계(핵폐기)로 나아가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도 9일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핵프로그램 신고서 제출 지연 이유에 대해 “경제.에너지 지원 등과 관련이 있다”고 말하면서 일각에서는 북한이 경제.에너지 지원과 핵프로그램 신고를 연계시키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11일 경제.에너지 실무회의에서 대략적이나마 불능화와 경제.에너지 지원이 완료되는 시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서 북측도 당분간은 에너지 지원 속도를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12일 “북한도 일본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 등 현재 상황에서 구체적인 시간표를 작성할 수 없다는 점을 어느 정도 납득한 것”이라며 “어제 합의로 경제.에너지 지원문제가 6자회담 프로세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에 합의를 수용한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의 10∼11일 방북도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북.미는 평양에서 미사용연료봉 처리 문제를 비롯한 불능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북.미가 불능화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의견을 나눴다는 것은 신고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해 북.미 간에는 핵 신고와 관련된 논의가 마무리됐음을 시사했다.

북한이 10일 유엔 회원국으로서 반테러를 위한 모든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를 위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그럼에도 외교 당국자들은 “미국 강경파의 반대 등 아직까지 다양한 변수가 남아있다”며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서 제출 시기나 6자 수석대표 회동 일정 등에 대해 여전히 조심스런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입장이 가장 큰 변수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절차에 돌입하지 못하는 이유가 `북한의 자국민 납치자 문제 해결없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면 안된다’는 일본의 입장을 배려한 것이며, 6자 수석대표 회동 일정을 잡지 못하는 것도 일본이 소극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에 따라 외교가는 11일부터 이틀 간 일정으로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북.일 실무협의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론지어지면 6자회담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상당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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