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경수로 놓고 긴박했던 하루

2단계 제4차 6자회담 사흘째인 15일 베이징(北京)에 하루 종일 비가 오는 가운데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는 긴박하게 돌아갔고 북미 양국은 접점을 찾기는 커녕 대립의 골을 더욱 깊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미 양국이 두번째 양자접촉을 가졌지만 경수로라는 높은 벽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대치국면 해소에 실패하면서 조기 휴회설이 증폭됐다. 이 같은 휴회분위기는 전체회의를 통해 다소 가라앉는 양상이었지만 각국 대표단의 굳은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특히 이날 오후 7시30분(현지시간) 북한 대표단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자청, “흑연감속로 포기 대신 우리에게 경수로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냉각됐다. 북측의 이번 ‘장외공세’는 2단계 회담에서는 처음 이뤄진 것이다.

이 날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그는 오전 숙소에서 “(어제는 북한과) 엉뚱한 것을 테이블에 놓고 얘기했다”며 경수로 주장에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국면을 예고했다.

조금 뒤 우리측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댜오위타이로 떠나기 직전 “장래 북한이 경수로를 가질 수 있는 기회의 창을 열어두고 있다. 이를 위한 절차와 순서, 방법 등의 조건을 협의 중”이라고 밝힘으로써 우리측의 중재 노력에 기대를 걸게 만들었다.

우리측은 그 후 댜오위타이에서 북한과 협의를 앞둔 중국은 물론, 미국, 북한 등과 접촉, ‘기회의 창’에 대해 설명하고 협상의 발판을 제공한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북한이 미국을 만나기 전 일본과 20여분 간 만난 것으로 확인되면서 좋은 징조가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북미 양국은 점심 식사를 미룬 채 1시간30분 가량 진행한 협의에서 간극을 줄이지 못하면서 댜오위타이의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고 우려했던 조기 휴회설이 현실로 다가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곳곳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오후 4시를 넘겨 전체회의가 시작되자 이목은 댜오위타이에 집중됐다.

전체회의는 그동안 논의 경과에 대한 각측의 평가 및 입장을 돌아가며 듣고 쟁점에 대해 북한과 미국 등 핵심 당사국이 입장을 밝히는 순서로 진행됐다.

그러나 북미 간 입장 차이는 이 자리에서도 분명히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측이 잠시 정회를 통해 더 얘기한 뒤 속개하자고 했지만 중국측이 조금 더 시간을 갖자고 역제안함에 따라 전체회의를 16일 속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우려했던 휴회 의사 타진은 없었다는 게 회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의장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해돋이 전의 암흑’에 비유한 뒤 어려움이 있지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고 러시아측도 문안 타결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우 부부장을 거든 것으로 알려졌다.

간신히 진정된 듯한 분위기는 북한 대표단 현학봉 대변인이 댜오위타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다시 팽팽해졌다.

현 대변인이 “우리는 허공에 뜬 평화적 핵 권리가 아니라 구체적인 것을 요구한다”며 경수로 제공요구를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확인한 뒤 미국을 비난했기 때문이다.

그 후 송 차관보가 브리핑에서 “오늘 전체회의에서 이번에 원칙 선언을 합의하는 데 최선을 다하자고 의견을 같이 했다”며 회담이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지만 회담결과가 불투명하다는 회담장 안팎의 전망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날 상황이 1단계 회담 열흘째되던 지난 달 4일 중국측이 내놓은 4차 수정안을 북한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첫 남북미 3자협의와 야간 수석대표회의가 열리며 반전을 거듭했던 당시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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