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개막 앞둔 베이징 표정

13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북핵 6자회담의 개막을 이틀 앞둔 16일 베이징(北京) 외교가는 분주했다.

의장국 중국 외교부는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 주변 정리에 여념이 없고 각국 대표단도 속속 현지에 도착하는 등 서서히 협상 열기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각국에서 온 취재진 수백 명도 ’출전채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0…취재진의 주 표적은 역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다.

그가 이날 오전 9시께 고려민항을 이용,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을 통해 입국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취재진들은 아침 일찍부터 공항에 진을 치고 있다.

특히 김 부상이 지난달 28-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주재하의 북미 회동에서 미국의 이른바 ’초기단계 이행조치’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본국에 가서 보고한 뒤 추후 알려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만큼 공항에서 어떤 발언을 할 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김 부상 발언의 내용에 따라 이번 회담의 방향이 정해질 것이기 때문에 그의 동선(動線)이 최대 관심사”라면서 “하지만 회담이 시작도 되지 않은 만큼 김 부상이 구체적인 언급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0…장기간의 우여곡절을 겪고 6자회담이 재개되는데 대해 중국인들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를 통해 ’9.19 공동성명’이라는 성과물을 냈지만 곧바로 ’BDA(방코델타아시아) 암초’에 걸쳐 장기 교착상황에 빠진 만큼 이번 회담에서 BDA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 지, 그리고 북한이 어떤 태도를 견지할 지가 1차 관심사가 되고 있다.

행여 BDA 문제로 인해 이번 회담이 큰 진전없이 다시 파국에 빠지게 될 가능성을 중국인들을 가장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중국 취재진들도 이번 회담에서 북한과 미국 대표단이 BDA문제를 비롯해 핵폐기 방안과 이에 상응하는 호혜조치의 내용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김 부상에 언론 관심 ‘집중’=

0…언론의 관심은 역시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집중됐다.

50여명의 취재진은 월요일(18일)부터 개막하는 회담 일정상 김 부상이 토요일인 이날 베이징에 도착하는 고려항공 편으로 입국할 것으로 예상하고 추운 날씨 속에 아침 이른 시간부터 서우두 공항 귀빈실 앞에 진을 쳤다.

주 2회(화.토요일) 운항하는 평양발 베이징행 고려항공편이 통상 현지시간 오전 9시30분 전후로 도착하지만 이날 김 부상은 오전 10시20분에야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입국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취재진 사이에는 평양 순안공항의 기상상황이 나빠 비행기가 뜨지 못한 것 아니냐, 다른 교통수단을 통해 입국한 것이 아니냐는 등 추측이 나돌았다.

하지만 이내 그가 순안공항을 출발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기자들은 안도했다.

김 부상은 어느 때보다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취재진들 앞에 선 김 부상은 밝은 표정으로 “수고하신다, 물어 볼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운을 뗐고 2~3분간 질의 응답때도 준비해온 코멘트를 또박또박 풀어 놓은 뒤 공항을 빠져 나갔다.

그가 말한 내용은 ’제재해제를 먼저하라’는 것이 요지였다. 역시 미국에 공을 넘긴 것이 아니냐는게 취재진의 중평이었다.

= 소식통 “16일 남북 접촉 성사 가능성 희박” =

0…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한국 대표단 일행이 당초 이날 오전 베이징에 도착하는 일정을 변경, 오후 2시30분께 현지를 찾게 됨에 따라 남북 수석대표 회동은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게 회담에 정통한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소식통은 “한국 대표단이 일찍 도착하면 시간적으로 볼때 남북 회동을 추진할 여지가 있었지만 한국 대표단의 일정 변경으로 사실상 회동 추진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또 북한 입장에서도 미리 자신들의 속내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전 접촉을 자제하려 할 수도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번 6자회담의 1차 분기점은 17일 밤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북미, 또는 북·중·미 회동이 될 것이라는게 회담장 주변의 관측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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