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개막 앞두고 막판협의 활발

북핵 6자회담이 중단 13개월 만인 다음 주 초 베이징(北京)에서 개막될 예정인 가운데 관련국들의 막판 사전협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7월 12∼14일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의 방북으로 북-중 협의와 그 즈음인 14일 한ㆍ미ㆍ일 고위급회의가 열린 데 이어 곧바로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의 16∼18일 중국과 러시아 방문 회담으로 이미 ‘1차적’ 협의는 마친 상태다.

17일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과 회동한 송 차관보는 18일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과 면담한 뒤 19일 귀국한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이번 주에는 기존 외교채널 또는 전화접촉을 통해 사전협의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사전협의는 크게 회담 개막일 및 기간, 형식, 내용 등 세분야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개막일은 언제..회담 기간은 = 일단 중국이 지난 주말 돌린 사발통문은 26일을 개막일로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게 외교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당초 평양↔베이징 항공노선이 화, 토요일인 점을 감안해 이달 27일 개막이 유력하게 점쳐져왔으나 중국의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이 아시아태평양안보협의회(ARF) 회의 참석을 위해 라오스로 출발하기 이전인 26일 오전 개막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ㆍ미ㆍ일ㆍ러 4개국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북한이 26일 개막에 동의할 경우 중국의 제안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 경우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수석대표로 한 북한 대표단은 평양↔베이징 직항편이 아닌, 선양(瀋陽)을 경유한 노선을 선택해 26일 이전에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측 6자회담 대표단은 이번 주말 베이징으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기간과 관련, 중국이 돌린 사발통문에는 작년 6월의 3차 회담과 마찬가지로 폐회식 날짜는 기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논의 진전을 위해 필요할 경우 회담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어 보인다.

정부는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낸 북-미 고위급회담이 20일 넘게 이뤄졌던 점에 비춰,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면 6자회담의 회기를 한달 이상으로 늘려 이른바 ‘끝장토론’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아이디어’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실현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회담은 그간 세차례의 3박4일 일정보다는 늘어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 회담 형식은 = 기존의 입장발표식 회의로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없다는데 6자회담 참가국들의 견해가 모아지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는 어떻게든 ‘형식’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의 ‘전시형’ 모드를 ‘운행형’ 모드로 바꿔 북한의 핵폐기와 북한의 우려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으며 관련국들과 이를 집중 협의중이다.

정부는 대형홀에 100∼200명이 모여 그저 입장발표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전체회의로는 유기적인 토론과 결정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유럽연합과 이란의 핵협상처럼 조정위원회를 두고 핵심쟁점별로 분과위원회를 두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이란 핵협상 방식은 장관급 ‘조정위원회’ 산하에 핵, 기술.경제, 정치 등 국장 급이 단장인 3개 소위가 거의 매주 회의를 열어 논의 내용을 조정위원회로 올려 결 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안이 채택된다면 6자회담 전체회의 산하에 ‘동결 대 보상’, 에너지 지원, 다자안전보장 등의 실무그룹회의를 신설해 실질적인 진전을 위한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세차례의 6자회담 사이에 두차례의 실무그룹회의가 열렸으나 업무위임이 안돼 성과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정부는 일단 4차회담 개막 전에 새로운 회담 형식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4차회담은 기존 방식대로 열고 그 이후 회담형식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 회담 내용은 =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경수로 대신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중대제안’이 이번 회담의 밑그림이 되고 이를 작년 6월 여타 국가들이 내놓은 기존 제안들과 조화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회담이 개막되면 논의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폐기와 그에 대한 에너지 지원, 다자 안전보장 등 세갈래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번 회담에서 과거 세차례의 6자회담 연장선에서 궁극적인 핵폐기를 전제로 한 핵동결 선언 대 잠정적인 다자안전보장 선언, 즉 ‘말 대 말’ 합의만 이뤄진다면 ‘진전’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부는 일단 4차회담에서 큰 가닥을 잡는 것을 목표로 하되 구체적인 북핵 해결 방법론은 유연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데 비행기로 갈 수도 있고 기차, 승용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말해 이 같은 정부 입장을 확인했다.

이외에 북한의 핵무기 보유 또는 핵군축 회담 주장, 미국의 대북 인권, 일본의 납치자 문제 등도 거론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양자간의 문제라는 점에서 6자회담 틀 내의 양자접촉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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