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美대표단 한국계 3인 역할 주목

피는 국적보다 진할까?

1년이 넘는 곡절 끝에 베이징에서 재개되는 북핵 6자회담의 미국측 대표단에는 그 사이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크리스토퍼 힐 수석대표는 그대로지만 작년까지 차석대표를 맡았던 조셉 디트러니 대북협상 대사가 빠지고,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이 차석 대표로 올라갔다.

또 국방부 인사에서 차관보 승진설이 돌고 있는 리처드 롤리스 부차관도 6자회담 대표직을 후임자에게 물려줬다.

여기에 올 여름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발탁된 성 김(한국명 김성용)씨가 대표단에 새로 합류, 미국의 6자회담 ‘공식 대표단(official delegation)’은 힐 수석대표에 빅터 차 차석대표, 성 김 과장, 국방부 인사 1명 등 4명으로 짜여졌다.

4명의 공식 대표단 중 차석 대표를 포함한 2명이 한국계인 점이 눈의 띤다.

게다가 올 여름부터 국무부 북한팀장을 맡고 있는 유리 김씨도 총 10여명으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에 포함돼 핵심 실무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 미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북핵 협상에 나서는 빅터 차, 성 김, 유리 김씨는 모두 한국계로 한국 문제에 정통하고, 한국말도 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김씨는 한국 근무 경험도 있다.

북한과 힘겨운 협상을 벌여야 하는 미국 대표단에 한국계 인사들이 많이 들어갔다고 해서 협상 방향이 달라질 리는 없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미국인으로 미국 정부의 입장과 지침에 따라 협상에 임하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다.

특히 빅터 차 보좌관의 경우 한국계로서 한반도 정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직에 앉았지만 특별히 한국계임을 의식하지 않고 직무를 처리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보통 한국인들과 다를게 없는 외모에 한국말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이들이 미국 대표로서 북한측과 마주앉는다는 자체만으로도 회담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6자회담은 통역을 하는데에만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미 양측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통역없이 곧바로 이해하고, 정확한 입장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의미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수 십 년 간 쌓여온 북미간의 두터운 불신의 벽을 허무는게 북핵 협상 타결의 중대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는 점에서 6자회담 미국 대표단에 포진한 한국계 대표 3인의 향후 활약에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