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美대선 뒤로 미뤄지나

북한과 미국이 잠정합의한 검증의정서를 추인하기 위한 6자 수석대표회동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져 다음 달에나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음달 4일 예정된 미국 대선 이후에 열릴 가능성이 커 검증의정서 채택이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19일 “의장국인 중국은 베이징에서 24∼25일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준비에 분주한 가운데서도 6자 수석대표회동 일정을 정하기 위해 각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6개국이 모두 가능한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아 이달 중에는 열리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밝혔다.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일본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차기 수석대표 회담 일정을 잡기 곤란해 이달 중에는 열리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과 미국 등은 당초 이달 내에는 6자 수석대표 회동을 열어 검증의정서를 작성하는 한편 10월 말로 돼 있는 2단계 마무리 시점을 조정할 계획이었다.

이 소식통은 특히 “일부 국가는 회담에 임하는 입장을 정리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피력해 온 일본이 검증의정서 채택에 대해 어떤 기조로 나설지 아직 정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북.미 간에 뉴욕채널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검증의정서의 세부사항에 대한 협의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다음달 4일로 예정된 미국의 대선을 지켜본 뒤 회담에 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이 대북 강경파인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와 상대적으로 북한에 대해 유화적인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 간의 선거 결과가 나와 불확실성이 제거된 뒤 검증의정서에 최종적으로 사인하려는 포석으로, 시간을 벌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매케인 후보가 승리한다면 북한으로서는 검증의정서를 비롯해 그동안의 합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고위 외교소식통은 “북한도 되도록 빨리 회담을 열자는 입장”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이런 기대와는 달리 6자 수석대표회동이 미 대선 뒤에 열리면 부시 행정부의 정책 동력은 사실상 소진돼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리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미 등이 이달 내 6자회동을 추진한 것도 차기 대통령이 정해지기 전에 2단계 완료에 대한 합의를 이뤄 인수인계 기간 핵시설 불능화를 마무리할 힘을 비축하자는 의도도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회동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검증의정서 채택이기는 하지만 미 대선 이후로 회동이 밀린다면 2단계 마무리와 3단계 핵포기에 대한 논의가 내실있게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