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日 `재뿌리기’…북ㆍ미와 대조

제4차 6자회담 장에서 끝내 일본측이 문제의초점이 북핵 문제외에 납치문제를 공식으로 거론하고,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회담의 초점을 흐리지 말라’고 즉각 지적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일본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26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회담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일북 평양선언에 따른 관계정상화 실현 방침에는 변함없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미사일과 납치 등 현안을 전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참가국들이 핵문제 이외의 문제는 공식석상에서 거론하지 말 것을 누차 설득했으나, 납치문제 외에도 미사일 문제까지 거론하며 한 발짝 더 나간 것이다.

사사에 국장은 그러면서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이 회담의 효율성이 의심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마치 이번 회담에서 성과가 없으면 유엔 안보리 회부 등 다른 수순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회담 무용론’마저 흘렸다.

회담 초장부터 상대를 자극할 수도 있는 말을 잇따라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 정부는 그 간 자국 언론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북핵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등 강경론이 일 가능성이 있다고 줄곧 흘려왔다.

우리측은 곧바로 이어진 수석대표 인사말을 통해 반격에 들어갔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우리의 중대제안으로부터 시작해 북측으로서는 핵을 포기하고 다른 국가들은 관계정상화와 안전보장을 분명히 약속하기를 기대한다”며 “초점은 여기에 집중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 시점에서 회담의 초점을 분산시키는 행동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어느 항구로 가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항해사에게는 아무리 순풍이 불어도 소용이 없다는 말이 있다”는 말로 일본의 ‘재뿌리기’식 행태에 대해 경고메시지를 던졌다.

이처럼 회담 첫 날부터 일본이 자국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회담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는 발언을 하고 우리측이 이에 반박하는 등 양측간 불꽃튀는 기싸움을 벌였지만 정작 북한과 미국은 발언수위를 조절하며 분위기 조성에 애쓰는 모습이었다.

우려됐던 핵군축회담 주장과 HEU(고농축우라늄) 문제를 서로 언급하지 않은 것.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6자회담은 6개국이 양자 또는 다자방식으로 협의할 수 있는 좋은 장으로 회담 내에서 북한과 양자회담도 희망한다”고 HEU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채 북한을 협상대상으로써 명확히 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의사가 없다”며 “진지하게 회담에 임할 것”이라며 북한을 한 번 더 배려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도 “조선반도의 핵전쟁 위협을 없애고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당사자들의 확고한 정치적 의지와 전략적 결단이 요구된다. 우리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다”고만 하는 등 군축회담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이 같은 북미 양측의 행보는 전날 북미접촉에서도 이런 민감한 사안을 거론하지 않음으로써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한 연장선에서 해석되고 있다.

물론 이날 발언이 개막 인사말이라는 점에서 그 같은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측면이 있고, 27일 전체회의에서 대두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의 ‘재뿌리기’ 행태와는 극명하게 대조된다.

정부 당국자는 “지금까지의 북미의 태도는 그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문제는 일본쪽에서 맞지도 않는 얘기를 흘리는 언론플레이로 판을 흔들어 상황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경계했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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