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北 잇단 ‘美 적대정책 포기’ 요구 눈길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폐기하라’

북한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중단을 ‘만병통치약’처럼 사용하고 있다.

북한은 역대적으로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미국의 군사연습과 무력증강은 물론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계좌 동결 등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관련 움직임을 전부 적대정책과 연결해 왔다.

특히 이번 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에서도 북한은 초기이행조치에 상응하는 물질적 대가를 비롯해 자신들이 챙길 정치.경제적 실익 모두를 미국의 적대정책 포기 여부와 연계해 설명하고 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9일 베이징발 기사에서 “조선(북)은 미국의 적대시정책포기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되는 초기단계조치가 취해져야 상응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조선은 지원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실시하는 미국의 정책에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신보는 10일에도 회담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초기단계조치에는 미국이 해야 할 몫이 정확히 반영돼야 한다”며 “제3단계 5차 6자회담은 최후의 출연자(북)가 오랜 기간 적대관계에 있던 대화 상대방에게 정책적 결단을 촉구하는 마당으로 돼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11일에는 대체에너지 제공시기와 양이 쟁점이 되면서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북미간 베를린 회담내용과 이번 회의의 쟁점을 전격적으로 공개, “산수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조선(북)의 주된 목적은 에너지 지원을 통해 미국의 정책전환의지를 가려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신보는 12일에도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조선은 에너지 지원을 통해 미국의 정책전환 의지를 가려보는 현재의 원칙적 입장을 고수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물질적 대가마저 철저히 미국의 적대정책 포기의 범주 속에 포함시키면서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의 적대정책 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이 북한을 적성국으로 규정하고 각종 제재와 봉쇄를 가해온 북미간의 뿌리깊은 대립과 갈등이 가져온 산물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적대적인 입장과 정책을 바꾸지 않고서는 양국간의 어떤 협상이나 거래도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고 의미가 없다는 인식과 그래야만이 미국에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이 선다는 나름의 계산도 깔려있을 것이라는 것.

더군다나 오랜 불신 속에서 미국의 약속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베를린 합의 등에서 이뤄진 약속들을 이번 회담의 합의문서에 명시함으로써 적대정책 포기를 문서를 통해 구체화해달라는 요구인 셈이다.

이번 회담에서 초기이행조치의 상응조치 중 하나인 대체에너지 제공시기와 양에 집착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적대정책에 걸어 정치적 해결을 요구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또 역으로 북한이 모든 요구를 미국의 적대정책 포기라는 정치적 수사에 연계하고 있는 것은 언제든지 자신의 실익을 위해 거둬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협상전술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체에너지 지원문제에서도 구체적인 양 등을 명시하게 되면 요구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을 경우 후퇴한 모양새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포괄적이고 정치적인 명분을 내걺으로써 나름대로 퇴로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모든 현안을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포기에 연결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오히려 이제는 너무 잦은 언급으로 억지를 쓰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더 많이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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