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합의문 초안’과 협상 전망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제5차 3단계 회담의 합의문 초안을 돌리면서 그 내용과 이를 둘러싼 각국의 치열한 외교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초안은 이번 협상의 `출발점’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놓고 북한과 미국을 포함한 6자는 치열한 밀고 당기기를 통해 문안 첨삭 및 자구 수정에 매달릴 것으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9일 초안에 대해 “협의의 기초로는 괜찮다”는 반응을 보이고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도 북한의 태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 전망은 일단 긍정적이다.

하지만 성과물을 예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9일 초안을 놓고 북.미 간에 첫 양자접촉에 들어가는 등 다각적인 양자회동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만큼 협상 상황에 따라 돌발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의미는 = 초안이 회담 첫날부터 돌려진 것은 가깝게는 지난 달 16∼18일 북.미 베를린회동의 성과가 바탕이 됐다. 그 후 중국이 각국의 입장을 수렴,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멀게 보면 지난해 9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 작업에 합의하고 우리 정부가 경색 국면을 뚫을 수 있는 주도적,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 것이 밑거름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우리 정부의 노력과 미국의 결단을 통해 걸림돌이었던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의 해법을 그려낼 수 있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초안을 놓고 각국이 기대치를 낮게 잡는다면 큰 수정작업 없이 최종안으로 굳어질 수 있지만 욕심을 부린다면 단어나 표현 하나를 놓고도 치열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한 만큼 수정안이 줄을 잇게 된다.

초안의 외형은 A4 용지 한 장 정도의 분량에 9.19 공동성명과 비슷한 항목으로 알려지고 있다. 9.19공동성명은 6개항으로 짜여져 있다.

제목은 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치적 구속력이나 격이 낮은 의장성명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협상 결과에 따라 9.19 당시 처럼 공동성명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비핵화로 향하기 위한 초기조치를 담은 이번 합의문의 실질적 내용을 반영한 별도의 작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예컨대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단계 `이행계획’이나 `행동계획’, `작업계획’ 등의 이름을 붙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초안은 `말 대 말’ 합의인 9.19공동성명과는 달리 `행동 대 행동’의 합의를 담고 있어 성격 면에서 차이가 있다.

초안은 북.미 간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주고받기식 동시행동 원칙에 입각해 마련됐으며 참가국의 입장을 고르게 반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원칙 아래 이번 회담의 목표인 초기 단계 조치의 방법과 시기, 시한 등이 나열되고 초기 조치 이후 6자회담을 끌고 나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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