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전시형’서 `운행형’ 모드로

“전시형 모드가 아닌 운행형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단 13개월 만에 재개되는 제4차 6자회담은 과거 세 차례의 회담과 그 형식과 내용이 달라야 한다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정부 당국자의 언급이다.

종전 6자회담이 참가국의 입장을 발표하고 상대국의 입장을 탐색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보여주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협상 단계로 가야 하기 때문에 ‘움직이는’ 형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2003년 8월의 1차 6자회담이 북핵 문제를 대화로 이끈 공론의 장(場)이었고, 그 이듬 해 2월의 2차회담이 모멘텀 잇기 차원의 회담이었으며, 같은 해 6월 남.북한과 미국 등 3국 안이 처음으로 제시됐던 3차회담이 ‘협상’(negotiation) 진입을 위한 토대가 마련된 회담이었다면, 4차회담은 본격적인 협상의 장인 만큼 기존의 ‘정적인’ 형식과는 달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영국ㆍ프랑스ㆍ독일-이란 핵협상,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과거 4자회담이 모델로 거론되고 있다.

이 당국자는 “위대한 발견의 길은 새로운 땅을 찾는데 있는 게 아니고 있는 땅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데 있다”고 말해 과거의 사례를 6자회담 형식의 변화모델로 검토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란 핵협상 방식은 장관급 ‘조정위원회’ 산하에 핵, 기술.경제, 정치 등 국장급이 단장인 3개 소위가 거의 매주 회의를 열어 논의 내용을 조정위원회로 올려 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대형홀에 100∼200명이 모여 그저 입장발표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전체회의와 업무위임이 제대로 안된 실무그룹회의로 구성된 기존 6자회담과는 달리 유기적인 토론과 결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4자회담은 남북한이 협정의 당사자가 되고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기존의 정전협정을 발전시켜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는 것으로 지난 97년 12월 첫 회담후 모두 세 차례 열렸으나 중단된 지 오래됐다.

기존 6자회담과 양자, 3자 회담을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부 차관보는 11일 KBS 1라디오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회담) 방식을 좀 더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서 “6자회담과 양자, 필요하면 3자회담을 병행하면서 상호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양자협상이 많아질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외에 기존 6자회담 장에서 결론이 날 때까지 회의를 계속 하는 교황선거 방식도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회담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목적지가 분명해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특히 많은 나라가 북핵문제 해결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차기 6자회담에서는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종전 6자회담에서 일본의 경우 납치자 문제를 거론해 장애를 조성했지만 차기 6자회담은 양자 간의 문제해결의 장이 아닌 만큼 이를 의제화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다.

그 대신 북핵 해결의 방법론은 유연해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다.

이 당국자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데 비행기로 갈 수도 있고 기차, 승용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는 표현으로 그런 분위기를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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