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전문가그룹’ 구성될까

중국이 제5차 6자회담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그룹 구성을 언급하면서 그 배경과 논의 전망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7일 “이번 회담에서 전문가그룹 구성이 제의될 것”이라고 밝힌 뒤 “각국이 전문가 구성 문제를 검토할 것이다. 중국은 이미 전문가 리스트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날 발언은 앞서 조셉 디트러니 미 국무부 대북협상대사가 2일 케이토(CATO) 연구소 초청 연설을 마친 뒤 “실무그룹회의를 세분화하는 방안이 5차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중국과 미국이 향후 접근법에 대해 같은 생각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달 28∼30일 방북한 점 등으로 미뤄 중국측에서 이런 발언을 내놓을 때는 북한과의 사전 교감을 전제로 한 게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회의’ 또는 ‘실무그룹회의’가 6자회담에서 시도된 것은 처음은 아니다.

2004년 6월26일 제3차 회담에서 의장성명을 통해 4차 회담에 앞서 워킹(실무)그룹 회의를 열기로 합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의장성명은 “실무그룹이 가능한 가장 빠른 날짜에 개최돼 비핵화를 위한 초기조치들로서 범위, 기간, 검증과 (그에 따른) 상응조치를 정의해 적절한 대로 제4차회담에 건의하기로 했다”며 워킹그룹의 기능을 초기조치 정의에 국한했다.

물론 워킹그룹회의가 열리지 못했지만 당시와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3차 때에는 끝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첫단계 합의라도 하면서 신뢰를 쌓아가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초기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워킹그룹 구성에 합의한 반면, 지금은 ‘9.19 공동성명’을 통해 회담의 ‘출구’를 확인한 만큼 그 노정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문가그룹이나 실무그룹회의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3차때 말한 실무그룹이 1개 그룹이라면, 이번 실무그룹 또는 전문가그룹은 공동성명 내용에 따라 복수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역할도 3차 때는 초기조치로 제한한 반면에, 이번에는 주제별로 의제 전반을 다루게 되는 셈이다.

디트러니 대사가 실무그룹을 세분화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그 주제로 북핵폐기, 평화협력체제 등을 예시한 것은 그 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준다.

이런 흐름은 9일 개막하는 5차회담이 추구하는 방향이 공동성명의 이행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복수의 하위 회의체를 만들어 주제별 접근을 시도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

결국 이행방안을 구체화하는 두가지 방법 가운데 주고받기식 조치를 시계열(時系列)에 따라 나열하는 ‘포괄적인 단일 로드맵’을 만드는 방법과, 주제별로 나눠 순서를 짜는 ‘멀티 트랙’ 형태의 접근법 가운데 후자 쪽이 유력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단일 로드맵 작성을 시도할 경우 경수로와 같은 핵심쟁점에서 충돌이 불가피한 반면, 주제별 접근은 주제에 따라서는 초기 협상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실무그룹 또는 전문가그룹의 주제로는 ▲핵폐기와 상응조치 ▲북한과 대미.대일 관계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카테고리로 나눠볼 수 있다.

그러나 실무그룹을 구성하더라도 어떤 주제로 그룹을 구성하느냐를 놓고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는 각국의 관심이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은 북핵 폐기가, 북한의 경우 경수로가 각각 관심사항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이를 어떤 식으로 조합해 복수의 주제를 정할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전망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다소 엉성하더라도 ‘행동 대 행동’의 시계열을 제시해 한반도 비핵화로 가기 위한 과정을 짚고 넘어간 다음에 필요한 주제들을 정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9.19 공동성명’에 기반할 경우 최대한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핵폐기와 평화적 핵이용권 ▲북미, 북일 관계정상화 ▲에너지ㆍ교역ㆍ투자 분야 경협 증진 ▲평화체제 협상 등 공동성명 1∼4항에 기초해 주제를 정하는 방법도 제기되고 있다./베이징=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