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전격 연기’ 속사정 있나

당초 19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북핵 6자회담이 갑자기 ‘연기’된 것을 두고 외교가의 반응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책임있는 당국자들은 대체로 “큰 문제가 일어난 것이 아니며 내주께는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19~21일 개최안에 반대한 북한이 중국의 중유 5만t 수송 지연을 그 이유로 내세웠다는 관측이 유력해지면서 “며칠내 문제가 사그라질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정부 소식통은 19일 “여러 경로로 확인해본 결과 북한 측도 ’내주께 보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면서 “중유 수송 지연 때문이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측이 중유 수송 문제를 제기한 이면에는 북한 내부의 실무적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 11~15일까지 방북한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핵 기술자들과 중요한 협의를 한 북한이 후속대책 등을 마련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 측은 핵시설 불능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놓고 3국 기술팀과 사실상 합의에 가까운 협의를 한 뒤 내부적으로 처리할 일이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소식통은 “불능화 조치는 북한으로서는 큰 결단을 내려야 하는 현안인 만큼 후속대책 마련이 중요할 수 있다”면서 “3국 기술팀과 협의에 나선 북측 인사들이 어차피 6자회담에 나올 협상대표들이라면 매우 바쁜 나날을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핵 외교가의 분위기는 다소 긴장감이 도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미국 언론에 연이어 터지고 있는 북한-시리아 핵거래설이 아무래도 6자회담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뉴욕타임스도 18일 의장국 중국이 6자회담을 개막 직전에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은 북한과 시리아의 핵 거래설을 둘러싼 북.미 간 대립을 일단 피하기 위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존 볼턴 전 미국 유엔대사 등 미국내 강경파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북한이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시간을 끄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만일 북한 측이 미국내 강경파의 부상을 부담스러워하고 미국 정부의 의지를 시험해보려는 것일 경우 6자회담은 조기에 개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외교소식통들은 강조한다.

또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핵관련 시설을 공습했고 그 시설내 보관돼있는 물건이 북한에서 나온 ’위험스런 물질’일 경우에는 상상할 수 없는 후폭풍이 밀어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외교가의 대체적인 전망은 현재까지는 ‘북한-시리아 핵거래설’이 뚜렷한 실체를 지닌 것은 아니며 따라서 6자회담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모아진다.

한 소식통은 “의장국 중국이 현재 북한을 포함해 6자회담 참가국들의 의견수렴 작업을 거쳐 조만간 6자회담 개최일자를 통보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곧 상황이 정리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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