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북핵폐기’ 표현놓고 접점 모색

제4차 6자회담이 1일 개막 1주일째를 맞아 공동문건 초안을 놓고 양자 및 6자협의를 거듭하며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

개막 전 양자 간 탐색전을 비롯해 지난 주말까지 계속된 작업이 상호 입장을 확인하고 접점을 찾아나간 것이었다면, 지난 30일부터는 중국이 내놓은 공동문건 초안을 토대로 그 간의 논의를 문장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날도 중국이 내놓은 2차 초안을 놓고 그 간 확보한 공감대 위에 북중-북미- 한중-남북-북미 등 양자협의에서 상호 입장을 확인하고 북핵폐기를 비롯한 핵심쟁점에 대한 표현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논의의 횟수와 깊이도 셀 수 없을 정도의 밀도 있는 북미 및 남북 협의나 접촉이 이어지면서 종전 시각으로는 깜짝 놀랄 정도로 깊숙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깊이 있는 북미 간 논의는 1994년 10월 제네바합의 도출을 위해 협상을 벌인 이후 처음으로 받아들여진다.

논의 순서는 간극을 좁힌 부분은 일단 미뤄두고 간극이 벌어져 있는 대목부터 협상테이블에 올려 해결하는 수순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회담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서 간극이 좁혀진 것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큰 목표와, 이번에 만들 공동문건이 비핵화를 위한 기본틀이 돼야 한다는 인식을 꼽을 수 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31일 “참가국 전체가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문제 해결이라는 목표를 정한 단단한 틀을 짜야 한다는 게 공감했다”며 합의문 형식이 될 공동문건의 위상과 성격을 시사했다.

이와함께 ‘행동 대 행동’의 순서와 내용은 논외로 하더라도 그 이행방법에 해당하는 단계별 동시행동 원칙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간극이 벌어진 것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폐기의 정의를 둘러싼 표현 및 폐기의 범위 문제 등이 해당될 것이라는 게 회담장 안팎의 관측이다.

간극이 큰 이런 사안들이 이번 회담이 본질 또는 출발점과 직결된 핵심 사안이라는 점은 왜 참가국들이 간극이 벌어진 문제부터 협의하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실제 비핵화와 북핵폐기는 합의문의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 3차 회담에서도 의장성명이기는 했지만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확인한 만큼 이번에는 한반도 비핵화에 그치지 않고 이를 위한 북핵 폐기에 대한 뜻을 명확히 담아내야 한다는 게 미국과 한국 등의 입장이다.

반면 북한은 비핵지대화 주장과 핵우산 철폐 등을 내세워 핵폐기의 범위를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하려는 의도를 보이며 ‘북핵 폐기’라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부연설명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내놓은 2차 초안도 이런 사정을 감안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1차 초안에서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비핵화 범위와 핵폐기 대상을 둘러싼 공방을 어느 정도 해소한 데 이어 2차에서는 ‘북핵 폐기’라는 난제에 대한 북미간 이견의 접점도 찾아내지 않았겠느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참가국들도 북핵 폐기에서 막히고 있는 점을 감안, 그 뜻을 우회적으로 담을 수 있는 문구를 찾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어느 정도 절충점을 모색 중이다.

실제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초기단계조치들(first steps)과 검증’이라는 문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초기단계조치들’이라는 표현은 작년 6월 제3차 회담에서 미국이 ‘핵동결’이라는 단어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 대체된 것으로, 서로 싫어하는 표현을 피하면서도 의도했던 뜻을 담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비핵화의 전제는 당연히 동결과 폐기이기 때문이다.

핵폐기에 대한 적시 문제가 이렇게 우회적인 표현으로 가닥을 잡아나갈 경우 회담의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평화적 핵 이용권 문제를 비롯한 핵심 쟁점을 풀어나가는 데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베이징=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