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이 많이 달라졌다

북핵 6자회담이 몰라보게 달려졌다.

30일로 닷새째에 접어든 6자회담이 기간과 형식은 물론 참가국들의 자세에 이르기까지 종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다.

우선 기간 면에서는 파격적으로 폐막일을 정하지 않고 시작된데다 실제로도 회담 기간이 종전 1∼3차 때의 3박4일을 넘겨 토요일로 이어져 ‘주말회담’까지 생겨났다.

지난 22일 도착한 북한 대표단은 이 날로 베이징(北京) 체류가 9일째, 우리 대표단도 8일째를 맞으면서 ‘마라톤 협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 때문에 13개월에 걸친 오랜 공백이 오히려 실질적인 진전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만드는 밑거름이 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은 30일 처리해야 할 업무를 이유로 “2∼3일 후에 다시 오겠다”며 본국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회담 형식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과거 개막일에 기조연설이 이뤄진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개막일에는 인사말을 통해 분위기를 잡고 이튿 날인 27일 전체회의에서 기조연설이 진행됐다.

회담 관계자는 “기조연설 내용도 이번에는 실무적이고 구체적”이라며 내용 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개막식 직후 이뤄진 이른 바 ‘수석대표 소인수(소규모)회의’도 새로 시도된 형식이다. 여기에는 각국에서 수석대표와 통역을 포함해 4∼5명이 참가한다.

차석대표들 사이에서 논의한 회담 운영 방안과 일정을 추인하고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라는 게 회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체회의보다 실무적이면서도 전체회의 급의 대표성도 갖는 게 특징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양자협의가 잦아진 것이다. 회담 개막을 전후해 이미 1회전을 마친데 이어 특히 북미 간에는 벌써 네차례나 협의를 가졌다.

북미간 협의 시간은 보통 1시간이 넘고 최장 2시간 40분에 이를 정도였다.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지난 29일까지 가진 양자협의 숫자는 19차례나 됐다.

이처럼 수석대표를 포함한 대표단 일부가 참여하는 정식 양자협의 외에도 수석대표가 회담장 복도에 서서 접촉을 갖거나, 아니면 차석대표 간 양자접촉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

힐 차관보와 우리측 수석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29일 댜오위타이(釣魚臺) 잔디밭을 거닐며 당일 오전 있었던 북미 협의 결과를 놓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회담에 임하는 자세도 건설적이고 분위기도 부드러워졌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와는 달리 상호 비방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회담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북미 협의에서도 실무적인 태도로 진전을 보기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고 서로 회담분위기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회담때 북한 대표단이 “핵무기를 보여줄 수 있다”며 미국측에게 했다는 ‘폭탄발언’도 이번에는 돌출하지 않고 있는 점도 이런 분위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 대표단이 북미 협의의 틈새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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