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서 北의 對日 태도 주목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북핵 6자 수석대표회담 참석을 위해 17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첫 접촉을 가짐으로써 2.13 합의의 초기이행조치 이후 2단계 이행조치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수석대표회담에서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대북 중유제공과 영변 핵시설 폐쇄라는 초기이행조치가 본궤도에 오른 시점에서 이뤄지는 만큼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난상공론’의 성격이 강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회담에선 특히 다음 단계의 핵심쟁점이 될 북한의 핵프로그램.무기 신고 및 이에 대한 상응조치와 6자 외교장관회담의 개최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쟁점에 관해 그동안 북한이 펴온 주장들을 토대로 한 북한의 예상 입장은 다음과 같다.

◇신고시기 = 협상 카드를 세분화하는 북한의 전술로 미뤄, 북한은 핵프로그램과 무기의 신고를 언제 할 것인지부터 협상칩으로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 15일 영변 핵시설 폐쇄를 밝히면서 “이제 2.13합의의 완전한 이행은 다른 5자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자기의 의무를 어떻게 이행하며 특히 미국과 일본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해소하는 실제적인 조치를 어떻게 취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한 대목이 주목된다.

북한은 다음 단계인 핵프로그램 신고를 위해서는 미국이 관계정상화와 관련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김명길 공사도 최근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두번째 단계에서 핵시설 목록을 신고하게 돼 있고 미국도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제재 해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프로그램.무기 목록 신고를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과 연동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신고범위 = 핵프로그램.무기 목록을 어디까지 신고를 할 것이냐도 이번 회담에서 쟁점 중 하나. 그중에서도 가장 큰 산은 2차 북핵 위기의 시발점이 됐던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다.

미국은 북한이 파키스탄의 칸 박사로부터 구입한 원심분리기와 기술 등에 대해 숨김없이 신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HEU 문제에 대해 계속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도 이런 입장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명길 공사가 HEU에 대해 “존재하지도 않는 프로그램”이라며 보상을 조건으로 미국이 현장을 확인토록 해줄 수 있다는 이른바 ’금창리 방식’을 제시한 것에서도 이 문제 해결의 난항이 예상된다.

다만 최근 미국이나 한국에서 HEU라는 표현 대신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이나 연구용 차원인 저농축우라늄(LEU)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고 HEU 프로그램을 구매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결국은 보상을 통한 현장 확인과 시설 제거쪽으로 가닥이 잡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북한에 우라늄 농축 장비를 구입한 영수증 목록 등을 제시하면서 적어도 UEP에 대한 고백을 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6자 외교장관 회담 = 일단 북한도 외교장관회담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23일 6자 외교장관회담을 8월초 개최하는 문제를 검토해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은 가능한 고위급의 미 행정부 인사와 만나 문제를 푸는 정치적 해결 방식을 선호해 왔다는 점에서 외교장관회담에 적극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북.일 갈등 = 일본이 조총련의 중앙본부 건물 매각을 가로막고 간부들을 조사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면서 북한 당국의 반발이 초강경으로 발전하고 있어 이번 회담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특히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일 발표한 성명에서 일본 당국의 “탄압을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열하게 처신하는 일본이 과연 6자회담에 계속 참가해야 하겠는가에 대해 심중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외무성 대변인이 15일 2.13합의 이행의 전제조건으로 일본의 대북 적대정책 해소를 거론한 것도 북한이 여차하면 이번 회담에서 일본 문제를 내세워 합의 이행을 지연시킴으로써 ’일본 책임론’을 부각시키려고 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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