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과 시간의 함수관계

▲ 핵시설에서 일하는 북한 과학자

7월 10일 북한 외무성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함에 따라 2004년 6월 제3차 회담을 끝으로 열리지 못했던 다자대화가 재개될 전망이다.

그동안 회담재개를 위해 공을 들여왔던 한국정부로서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회담이 재개되어 남북교류를 짓누르고 있는 북핵문제가 제거된다면 남북관계 개선은 급물살을 탈 것이며,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간 이견도 상당히 해소될 것이다. 한국의 외교적 노력이 회담재개의 결정적인 촉매가 된 저간의 상황들을 종합할 때 한국의 외교입지 상승도 무시할 수 없는 성과다.

핵무기 증가, 북한 핵전략에 큰 융통성 부여

그럼에도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은 ‘북핵문제와 시간 간의 함수관계’다.

북한은 다양한 동인(動因)으로 핵무기를 개발해왔지만 ‘핵을 통한 체제와 정권의 수호’가 으뜸가는 목적이라는 데 이견을 가진 사람은 없다. 이는 체제와 정권의 안보가 완벽하게 보장될 때에만 핵을 포기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미국이 제시했던 ‘불가침 약속’ 정도로는 북한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나타낸다.

이것이 6자회담의 전도를 낙관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북한이 협상결렬에 대비해온 것은 무엇이었을까. 당연히 ‘핵무기 성능 향상’과 ‘핵무기 숫자 늘이기’일 것이다. 2002년 말 핵동결 해제 이후 여기에 혈안이 되어왔을 것이다.

핵무기의 증가는 북한 핵전략에 있어 더 큰 융통성을 의미한다. 핵협상이 무산되고 미국과의 대결이 불가피해지는 경우에 대비해야 하는 평양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과 일본을 핵으로 위협할 수 있어야 함은 기본이다.

한두 개의 핵무기로는 미국의 보복위협에 맞설 수 없다는 사실과 제2파, 3파 재보복을 위협할 수 없으면 핵인질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다는 점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핵무기가 한두 개일 경우라면 미국이 군사행동을 가해올 때 결정적인 시점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초기에 사용하기 어렵지만, 숫자가 많다면 초기에 핵실험을 통해 위력을 과시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6자회담 재개를 협상하면서 보낸 시간과 앞으로 생산적인 6자회담을 위해 보낼 시간은 핵타결을 이루지 못했을 땐 독이 되어 돌아올 것이며, 그 독은 당장 북한으로부터 위협을 느끼지 않는 미국이나 북핵 사태를 스스로의 군사대국화를 위한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는 일본보다는 북핵의 최우선 피해국이 될 수 있는 한국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가 될 것이다.

지금도 북한은 핵무기고 늘일 것

지금도 북한은 더 많은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데 또는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드는 데 여념이 없을 것이다.

회담이 실패로 끝나고 북한이 국제사회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의 많은 핵무기를 가진 나라로 등장했을 때 한국은 어찌할 것인가.

6자회담 재개를 성사시킨 한국의 외교노력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지만, 외교적 핵해결 노력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그것을 위해 소비한 시간이 한국에게 무엇을 의미할 수 있는지를 늘 유념해야 할 것이다.

시계바늘을 바라보면서 가장 초조해야 할 나라는 한국일 것이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뉴욕주립大 정치학박사(핵정책/핵전략 전공)
–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군비통제연구실장
– 경기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 저서 <한국핵은 왜 안되는가?>, <저승바다에 항공모함 띄웁시다>, <미국 핵전략 우리도 알아야 한다>(2003), <주한미군 보내야 하나 잡아야 하나>(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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