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同床異夢

북한이 26일께 재개될 예정인 제4차 6자회담의 목표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회담이라고 거듭 천명함으로써 과연 그것이 수용 가능한 주장인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3일 중국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에게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이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목표”라며 “6자회담이라는 틀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중요한 무대가 되길 희망한다”면서 6자회담의 목표가 ‘한반도 비핵화’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8일자 논평에서 “전조선반도를 비핵화하는 것은 우리 공화국의 최종목표”라면서 “미국이 6자회담에서 전 조선반도 비핵화에 대한 자기의 책임은 회피하고 일방적 핵포기를 강요하며 무장해제를 시키려고 한다면 오히려 핵위기를 더욱 격화시키고 심각한 사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논평은 북한의 비핵화와 동시에 남한의 비핵화 문제까지 거론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그 실제적인 의미는 상당한 간극이 있음에 따라 이번 6자회담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북한은 3월3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분명한 정의를 내렸다.

“남한에서 미국의 모든 핵무기들을 철거시키고 남조선 자체가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원천적으로 없애버려야 하고 그것은 물론 검증을 통해 확인되어야 한다.”

또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북한을 반대하는 일체의 핵전쟁 연습을 중지하고 핵위협 공간을 청산해야 하며 북한과 미국을 포함한 주변 나라들 사이에 신뢰관계가 수립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남북한에서 핵을 저장.생산.사용하지 않겠다는 ‘한반도 비핵화’ 뿐만 아니라 핵을 보유하고 있는 제3국이 비핵화를 선언한 특정국가로 핵을 반입하거나 이 국가를 경유해 핵을 이동하지 않겠다고 하는 ‘한반도 비핵지대화’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는 미국과 남한이 실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은 “1991년 주한미군의 핵무기를 철수한 뒤 남한에는 핵무기가 없다”고 천명하고 있지만 과연 그 실상에 대해 북측의 검증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미국이 남한에 핵무기 존재여부 자체를 시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며 존재 자체를 인정하면 ‘6자회담을 군축회담화’ 하자는 북측의 의도에 말려든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6자회담의 군축회담화는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대한 탈퇴와 복귀를 반복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이는 NPT 체제를 스스로 허무는 것으로 미국은 판단할 수 있다.
북한은 주한미군이 1천여 개의 핵무기를 오산과 군산, 동두천, 대구 등의 미군기지에 저장해 놓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6자회담의 목표와 성격을 한반도 비핵화로 설정한 것은 자신들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해달라는 것과 6자회담을 군축회담화 하자는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그것을 수용하기 쉽지 않은 미국과 어떠한 절충안을 마련할지 여부가 이번 4차 6자회담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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