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재개시 평화협정협상 ‘예비개시’ 방안 부상

 북핵 6자회담을 조기 재개하기 위해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평화협정 논의를 6자회담 재개시 회기를 전후해 ‘비공식 개시’ 또는 ‘예비 개시’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1일 “한반도 평화협정 문제는 이미 9.19 공동성명에 분명히 포함돼있다”면서 “6자회담이 재개되면 비핵화와 함께 평화체제(평화협정), 경제.에너지지원, 관계정상화, 동북아 안보체제 구축 등 제반 요소를 어떻게 배열(sequencing)하는지를 놓고 참가국간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평화협정을 개시하기 위한 조건들이 특히 관심사”라면서 “평화협정 협상에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가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으며, 협상을 언제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현 시점에서 중요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2005년 6자회담에서 채택된 9.19 공동성명은 `직접 관련된 당사국들은 적절한 (6자회담과는 다른) 별도포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개최한다’고 명시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지난달 26일 방한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길에 “두 가지 중요한 아이템을 시작하기를 원한다”고 전제한 뒤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이며, 이밖에 평화협정과 미.북 외교관계 수립, 경제.에너지 지원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적시했다.

비핵화 논의가 제1순위라는 원칙론을 견지하면서도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협정 회담에 대해서도 ‘논의를 시작한다’는 선에서 유연성을 보이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비핵화가 최우선 과제이지만 평화협정 등 나머지 과제도 병행논의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의 전략대화 직후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과거에 비해 최근 북한이 평화협정 문제를 강하게 주장하니까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조금 여운을 남긴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운’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북한의 선(先) 평화협정 요구에 대해 ‘선 비핵화 진전’을 고수해온 미국이 일정정도 신축성을 발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론을 낳고 있다.

특히 외교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6자회담 재개와 동시에 평화협정 논의를 비공식적인 형태로 개시하는 쪽으로 ‘미세조정’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목할 점은 만일 북.미가 평화협정 논의를 개시하는 쪽으로 절충할 경우 그 논의가 어떤 형식으로 열리느냐다.

외교가에서는 먼저 평화협정 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공식 회담이라는 형식을 피한 채 앞으로 어느 시점에서, 어떤 형식으로 평화협정 회담을 시작할 것이냐에 대한 준비성격의 회의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는 내용상으로 평화협정 논의의 본격적 시동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등 관련국들 사이에 이견조율이 중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6자회담 재개와 동시에 평화협정 논의를 ‘공약(公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시말해 6자회담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각국 대표들이 ‘비핵화의 진전이 있을 경우 9.19 공동성명에 의거해 평화협정 논의를 위한 별도의 포럼을 가동한다’는 점을 공식 약속함으로써 평화협정 논의 개시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비핵화 진전의 ‘기준점’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를 놓고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이를 남.북.중.미가 어떤 식으로 조율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평화협정 회담을 둘러싼 절충논의는 의장국인 중국을 중심축으로 6자 내부의 직.간접적인 연쇄접촉 과정을 거치며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소식통들은 6자회담 재개 직전 북미 양자대화가 진행되고, 이어 6자회담 회기중 평화협정 예비회담이 열리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3월말부터 4월중순께 일련의 협상이 진행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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