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재개-대북제재..뒤엉키는 두 기류

한반도 정세에 상반된 두가지의 흐름이 뒤엉키고 있다.


한.미 공조를 축으로 대북 금융제재의 고삐를 가하려는 압박의 흐름과 중국을 중심으로 6자회담 재개를 모색하려는 대화의 흐름이 동시 표면화되고 있다.


이른바 ‘포스트 천안함’의 대북 정세대응 방향을 둘러싸고 관련국들의 해법이 충돌하고 있는 국면이다.


우선 외교가의 시선을 잡아끄는 흐름은 중국의 6자회담 재개 드라이브와 이에 호응하는 듯한 북한의 움직임이다.


이 같은 기류는 중국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의 16~18일 방북 이후 일본 언론의 보도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우 대표는 중국을 방문한 일본 일부 정치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이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비공식 회담을 우선하는 방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이는 무엇보다도 중국과 북한이 천안함 국면을 6자회담 국면으로 서둘러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기에는 북.중간에 전략적 이해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으로선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동북아 안보질서 논의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작동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북한은 갈수록 심화되는 경제난 속에서 시시각각 조여오는 국제사회의 제재흐름을 완화시키기 위해 대화 쪽으로의 국면전환을 서둘러야할 필요성이 크다.


특히 조만간 있을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발표에 앞서 6자회담 재개문제를 조기 공론화시켜 제재발표의 ‘선언효과’를 떨어뜨리려는 포석도 깔려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그러나 보다 주목할 대목은 양국이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비공식 회담’ 형식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진 점이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올해초 북.미 양국에게 중재안으로 제시한 ‘3단계 재개안’을 거론하고 있다.


이는 ‘북.미 추가대화→ 6자회담 참가국간 예비회담→6자회담 본회담 재개’의 단계적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이중 핵심은 ‘예비회담’으로, 6자회담 조건을 둘러싼 관련국들의 이견을 해소하는 절묘한 협상장치로 볼 수 있다.


북.중이 우 부부장의 방북을 계기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진 비공식 회담은 바로 예비회담을 지칭하고 있다는게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양국간 협의결과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이 1단계인 북.미 추가대화 요구를 거둬들였을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와 북한이 천안함 문제의 최종적 해결도 이 같은 예비회담의 틀내에서 논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6자회담 재개 흐름이 현단계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천안함 도발에 따라 북한에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높은 상황이어서 ‘아무 일 없었던 듯이’ 협상국면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려운 분위기라는게 외교소식통들의 관측이다.


여기에 대북 금융제재의 고삐를 조이려는 한.미 양국의 기세가 강하다. 특히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6자회담 재개 드라이브에 관계없이 이르면 금주중으로 대북 금융제재 ‘블랙리스트’를 담은 대북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6자회담 재개흐름에 ‘쐐기’를 박는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의 대북 압박기조도 좀처럼 물러설 기색이 없다. 북한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사과를 비롯한 ‘책임있는 행동’을 선행적으로 보이고 ▲비핵화와 관련해 성의있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6자회담 재개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고위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태도에는 진정성이 없고 천안함 사태를 모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미국은 회담을 위한 회담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북한이 행동으로서 진정성을 보이라는 주문’이라고 말했다.

‘진정성’을 확인하는 구체적인 조치로는 6자회담이 마지막으로 열렸던 2008년 12월 당시와 같은 불능화로 복귀하는 행동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6자회담 재개 문제가 당장 가시화된 흐름을 형성하기는 쉽지 않다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시간의 경과’에 따라 상황이 바뀔 개연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천안함 후속대응은 그것대로 진행해나가되, 북핵이라는 상위이슈 해결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대화와 협상의 트랙을 되살려내야 한다는 여론이 국내외적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조만간 우 부부장의 순방일정을 활용한 ‘셔틀외교’를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주목되고 있다.


오는 11월 열리는 한국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미국의 중간선거라는 정치일정도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대화와 압박의 대북 투트랙 기조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며 ‘국면마다 어느쪽에 방점이 찍히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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