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者 관문 美北대화 가능?…”2·29합의 충족돼야”

북한 최룡해 특사가 중국에 ‘6자회담 등 대화 가능’ 입장을 밝히면서, 6자회담 관문 역할을 해왔던 미북 대화 성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 특사의 방중 결과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며 공식 입장을 유보했지만, 중국의 중재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중국은 최룡해의 귀국 직후 즉각 한미일의 태도변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5일 사설을 통해 “북한이 6자회담 등 여러 형식의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바란다고 발표한 이상 한미일 3국은 적극적으로 응해야 하며 특히 한반도 정세의 긴장 완화에 있어 한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북한 비핵화 대화를 중국이 중재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미북 간 타협이 대화 성사의 관건이다. 과거 6자회담의 중요 고비마다 미북 간 회동을 통한 담판을 지어왔다는 점에서도 미북 대화 성사 여부는 여전한 관심사다. 


북한은 핵개발 이유를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으로 돌리고 미북 간 담판으로 핵보유국 인정과 경제지원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이 때문에 ‘선(先) 미북회담, 후(後) 다자회담’을 고집해 왔다.


한미는 이번 북한의 대화 재개 입장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이 “북한은 국제 사회의 의무를 준수하겠다는 진지한 의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고집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북핵폐기를 전재로 한 기존 6자회담에 나설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25일 담화를 통해 “핵·경제 병진노선이 있어 우리 군대와 인민은 만민이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는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일떠세우고 있다”면서 “군사강국, 핵보유국으로서의 그 위용을 떨쳐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2·29합의 합의사항을 미북 대화의 조건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당시 미북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핵·미사일 시험 유예(임시중단)를 조건으로 24만 톤의 영양지원을 합의했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가진 통화에서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복귀입장과 구체적 선결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직접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단언했다.


박 연구위원은 현재 형국이 지난 2012년 상황과 일면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이 있었고, 다음 해 2월 미중 정상회담 개최 이후 중국의 6자회담 3단계 제안에 따라 ‘남북회담→북미회담→6자회담’ 수순을 밟았다. 당시 두 차례의 남북 비핵화회담(2011.7, 2011.9), 세 차례의 미북 대화(2011.7, 2011.10, 2012.2) 등을 거쳐 2·29합의를 도출했지만, 4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로 합의가 파기됐다.


특히 2·29합의 파기를 ‘북한에 속았다’는 판단을 한 미 행정부가 먼저 북한을 상대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중국도 과거와 달리 북한이 비핵화 궤도와 들어와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비핵화 시늉을 하는 북한의 입장을 지지해 줄 가능성은 적다”면서 “향후 6개월 정도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