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5 5주년을 지켜보는 한 탈북자의 소회

“저도 평양에 가는 대표단을 따라 고향을 방문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1997년 3월 쿠웨이트에 파견 노동자로 가 있다 남한행을 선택한 탈북자 림일(37)씨는 평양에서 개최되는 6ㆍ15 5주년 기념 대축전 참석차 방북 길에 오른 민간 대표단을 지켜보면서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림씨는 지난 4월 ‘평양으로 다시 갈까’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면서 제법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대다수 탈북자들의 수기가 북녘 사회의 고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에 비하면 그의 책은 북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남과 북의 차이를 유머러스한 필치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그는 책 판매로 생긴 수익금의 일부를 평양산원에 기증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면서 림씨는 “2살 때 남겨두고 온 딸이 이제는 11살이 됐을 것”이라며 그간 가슴 속에만 묻어둔 가족사를 털어놓기도 했다.

림씨가 이 책을 구상하게 된 것은 2000년 6월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을 때였다. 당시 두 정상의 만남을 지켜보고 “남북이 함께 읽고 웃을 수 있는 ‘웃음도서’를 만들어 두 정상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고 그는 회고했다.

5년여의 준비 끝에 6ㆍ15 공동선언 5주년을 앞둔 올해 4월 오랜 산고를 거쳐 마침내 책이 나왔다. 그의 책은 동료 탈북자를 비롯한 주변의 여러 사람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고무된 그는 직접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도 책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북측과 교류가 있는 단체 4∼5곳을 찾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림씨는 “다들 ‘탈북자인 당신이 왜 평양에 가려고 하느냐’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비록 평양 방문이라는 계획은 좌절됐지만 림씨는 “북핵문제는 북핵문제이고 6ㆍ15 공동선언은 남북 공동의 약속인 만큼 꼭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평양에 가서 김 위원장에게 내 책을 전해주고 싶다“며 다음을 기약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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