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5축전 첫날 평양 ‘통일열기’

6ㆍ15 민족통일대축전 첫 날인 14일 평양 하늘엔 빗방울이 날렸지만 행사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개막식이 열린 김일성경기장에는 10만여 명의 인파가 몰려 공동선언 5주년을 뜨겁게 기념했다.

이날 오후 9시 뒤늦게 시작된 개막식은 북측 취주악단과 한반도기가 나란히 경기장으로 입장하면서 시작돼 한반도기 게양, 개막선언, 남-해외-북 순으로 연설이 이어졌다.

연단에는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여야 국회의원, 남ㆍ북ㆍ해외 민간대표단 40여 명이 자리했다.

운동장 둘레는 한반도기가 원을 그린 가운데 분홍, 노랑, 초록 등 화려한 한복을 입은 북측 여성들이 ’하나’라는 글자를 만들어냈다.

앞서 고려호텔에서 평양냉면으로 점심을 마친 민간대표단은 오후 3시께 만경대학생소년궁전으로 이동했다.

“환영합니다!” 대표단이 소년궁전에 들어서자 색동옷을 곱게 차려입은 100여 명의 학생들이 밝게 인사를 건넸다.

일행은 소년궁전이 자랑하는 조선무용, 가야금, 수예, 서예, 수영, 손풍금 등 다양한 소조실을 둘러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공연장에서 이어진 학생들의 패랭이춤, 민요독창, 아동영화음악 공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였다.

학생들은 춤과 노래 ’환영합니다’를 시작으로 기악 ’제일 좋은 내 나라’, 아코디언 합주 ’아리랑련곡’, 중창 ’통일무지개’, ’고향의 봄’, 무용 ’통일기쁨 우리기쁨’ 등을 무대에 올렸다.

특히 한 여학생이 ’감격시대’를 부르자 남측과 해외 동포들이 한데 어우러지기도 했다.

공연을 관람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평양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아산의) 금강산 사업으로 6ㆍ15가 태어났다고 생각한다”며 즐거워했다.

이어 남북 민간대표단 700여 명은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 들러 공연을 관람한 뒤 비를 맞으며 천리마동상에서 김일성경기장까지 이르는 개선문거리를 6만여 평양 시민들의 환호 속에 행진했다.

이날 ’민족통일대행진’을 진행하기 전 행사가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북측 위원회가 이전 협의에서는 남측의 행사구호 합의에 응답하지 않다가 이날 갑자기 구호를 들고나온 것이 발단이었다. 남측은 이에 강력히 항의했고 20여 분 간 실랑이가 이어졌다.

곧 행진이 시작되자 북측은 ’민족자주’와 ’반전평화’가 적힌 플래카드를 접었고 30여 분의 대행진은 빗줄기가 굵어지는 속에서 무난히 끝났다.

북측 준비위가 마련한 우비를 입은 남ㆍ북ㆍ해외 민간대표단은 ’우리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6ㆍ15 남북공동선언을 실현하자’는 플래카드와 함께 걸었고 길가에 늘어선 평양 시민들은 ’민족자주’, ’반전평화’, ’통일애국’ 등의 구호로 일행을 맞았다.

거리 주변의 고층 가정집의 주민들은 창밖으로 꽃다발을 흔들며 환호, 축전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남측 준비위 공동대표인 한상렬 통일연대 대표는 “평양을 15번이나 방문했지만 오늘처럼 비가 많이 내린 적은 없었다. 행진 자체가 감동적이었고 아주 즐겁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저녁 김일성경기장의 개막식은 입장, 연설, 경축 야회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북측 청년의 집체극(집단공연)과 이어진 무도회는 남ㆍ북ㆍ해외 대표단을 하나로 묶기에 충분했다.

경쾌한 노래로 분위기가 무르익자 참가자들은 하나 둘 운동장으로 나가 춤을 즐겼다.

이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평양에서 열린 축전의 열기를 만끽했다. 6ㆍ15 민족통일대축전의 첫날밤은 이렇게 깊어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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