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는 19일 “10·26사태 직후 전두환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으로부터 생계비로 6억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청문회에서 박 후보는 “전두환씨로부터 9억원을 지원받아 김재규 수사비 명목으로 3억원을 돌려줬냐”는 질문에 “6억원을 받았고 수사 격려금으로 3억원을 돌려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심부름을 왔다는 분을 청와대 비서실에서 만났는데 (그 분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쓰시다 남은 돈이다, 법적 문제가 없다, 생계비로 쓰시라’고 해 감사히 받았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신기수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제안으로 80년대 성북동 집으로 이사한 것과 관련, “성북동 자택을 무상 취득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며 “당시 부모님이 남긴 유일한 재산인 신당동 집은 너무 좁아서 꼼짝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할 때 모든 법적인 문제를 그 쪽(경남기업)에서 알아서 한다고 해서 믿고 맡겼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기록됐는지 자세히 보지 못했다”면서 “법적으로 세금 관계를 알아서 한다고 해서 믿고 맡겼다”고 답했다.
이어 “경남기업이 성북동 주택 증여에 대한 대가로 영남대 신축공사 등을 수주 받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입찰은 성북동 집을 받기 전에 이사회에서 이미 의결된 사항”이라며 “내가 거기에 관여한 것도 아니고 수주 대가로 성북동 집을 받았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특히 신기수 전 회장과의 약혼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국민들이 보는 생방송에서 약혼설∙결혼설을 얘기하는 게 적절하냐”면서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신 전 회장은) 나와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신 아버지와 관계가 있다”고 답했다.
이날 박 후보는 고 최태민 목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한 검증위원들의 거침없는 질문에 신중함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5∙16은 구국혁명이었다”
박 후보는 “최 목사가 아직도 결백하고 모함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그렇다”면서 “특별히 의혹은 제기됐지만, 실체가 없지 않냐”고 말했다.
검증위원이 “최 목사가 이름이 7개, 결혼도 6번 했다는데 최 목사의 경력을 당시에 알았냐”고 묻자 그는 “목사로 알았고 당시에 그런 내용은 몰랐다. 과거에 어떻게 살았는지 그 사람의 일생까지 검토해서 만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박 후보는 “앞으로는 잘 모르겠다. 내가 모르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앞으로 실체가 있는 게 나오면 내가 몰랐으니까 유감이고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중에 떠도는 숨겨둔 자식설에 대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얘기다. 아무리 네거티브를 해도 천벌을 받을 일 아니냐”면서 “만약 애가 있다고 누가 근거를 갖고 나온다면 DNA검사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5∙16의 성격에 대한 질의에 “그 당시 나라가 너무 혼란스러웠고, 남북 대치 상황에서 잘못하면 북한에 흡수도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5∙16은 구국혁명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혁명공약에도 보면 ‘기아선상에서 헤매는 국민을 구제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당시 나라가) 기아에 허덕였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유신체제와 관련해 “유신체제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다만 유신시대에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거나 희생 또는 고통 받으신 분들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이날 검증청문회가 열린 백범기념관 앞에서는 박근혜 후보 측 지지자들이 이명박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