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절 맞은 北노동자, ‘무능력한 아버지’ 소리 듣는다

오늘(5월 1일)은 124회 ‘국제노동절’이다. 북한은 이날을 ‘전 세계 노동계급의 명절’이라며 1950년대부터 공휴일로 지정, 기념해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5·1절’을 맞아 “5.1절은 전세계근로자들이 단결의 구호를 들고 자기의 계급적해방을 위한 투쟁을 벌인 기념일, 이날 아침 전체 근로자들은 자기들을 혁명과 건설의 어엿한 담당자들로 키워주신 수령복을 노래하고 있다”며 근로자를 격려했다.  


북한 당국은 매해 ‘5.1절’을 맞아 평양 거리 곳곳에서 깃발이 봄바람에 펄럭이는 가운데 만수대언덕과 금수산기념궁전 광장에는 손에 꽃다발을 든 근로자들의 물결이 이어져 ‘명절’을 즐기고 있으며 다채로운 체육행사로 공장과 기업소 노동자들이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1990년대 전(前)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5·1절’은 모든 노동자가 공장 기업소에서 준비하는 체육경기를 하거나 야유회를 즐기는 등 명절과 같은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90년대 중후반 식량난을 겪고, 자연스럽게 시장경제가 들어서면서 현재의 ‘5·1절’은 계층별 노동자마다 차별이 생겼다는 게 탈북자들의 설명이다. 


황해북도 송림에서 외화벌이 회사 노동자로 일하다 2011년 입국한 한 탈북자는 데일리NK에 “몇 년 전부터 북한 노동자들에도 계층이 생기고 있다”면서 “5.1절은 상층과 하층으로 나누어져 노동자들 간 불신이 조성되는 날”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국영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5·1절에 집에서 텃밭을 가꾸거나 집을 지키는 등 무의미하게 하루를 보낸다”면서 “이에 반해 와크(무역 허가증)를 받아 개인이 운영하는 무역회사 노동자들은 회사가 준비한 체육경기에 참가하여 우승 상품으로 TV와 자전거 등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회사 노동자들은 체육경기에서 우승하지 못해도 끝나면 내의 한 벌씩은 받고 있기 때문에 국영 노동자들이 부러워하며 자식들도 국영과 회사로 무리가 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2년도 입국한 평안북도 상업관리소 소장이었던 한 탈북자도 “5·1절 노동자명절이 오면 국영 노동자들이 불쌍하다”면서 “배급은 물론 술 한 병도 공급받지 못하고 5·1절을 보내는 노동자들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탈북자는 이어 “그래도 상업관리소 노동자들은 회사 노동자들만큼은 못해도 상업관리소 안에 있는 물품을 국정가격으로 내주었다”면서 “그러면 그들은 장마당에 물품을 팔아 자기들만의 야유회를 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업관리소 안에 70개 정도의 상점이 있었는데 상점 책임자들도 부업지 노동자들에게 5·1절을 맞아 된장 10kg을 국정가격으로 주는 방식을 취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국영노동자들은 ‘쓸데없는 남편’, ‘무능력한 아버지’라는 소리를 듣는다. 2011년도 입국한 강원도 행정일꾼 출신 탈북자에 따르면, 국영노동자는 배급미달과 월급(3000원)으로 가족생계 자체가 불가능한 최하층 노동자다.


명절 상에서도 국영노동자의 현실이 드러난다. 국영노동자의 명절 상은 옥수수밥에 소금만 들어간 배추김치와 채소국 정도이다. 조미료는 북한에서 가정 경제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의 하나인데, 국영노동자 가정은 조미료가 쌀값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거의 먹지 못한다는 게 탈북자들의 설명이다.


반면 상업관리소를 비롯한 부업지 노동자, 혹은 ‘8·3직장’ 노동자의 월급과 배급은 국영노동자와 같지만 이익을 챙길 수 있는 틈새가 있다. 이들은 국가상품이나 생산품을 몰래 훔쳐 가족 생계에 도움을 주는 중간층 정도의 노동자로 분류된다. 이들의 명절 상은 쌀밥에 두부, 기름, 고춧가루 정도의 조미료로 식사를 하는 편으로 국영노동자에 비해 낫다. 


개인 회사노동자는 가족배급 전량이 공급되며 시장 가격으로 생활필수품을 살 수 있는 월급(20만~30만 원)이 지급된다. 명절 상은 쌀밥에 떡은 기본이고 갖가지 조미료로 가공된 반찬과 주로 암퇘지 뒷다리로 불고기를 해먹는 등 국영노동자나 상업관리소 노동자에 비해 훨씬 질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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