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6자회담 예정대로 내달초 열리나

제5차 6자회담이 예정대로 11월초에 열릴 수 있을까.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6개국이 상호 순방외교를 통한 탐색과 조율에 나선 가운데 지난 달 19일 종료된 2단계 제4차 6자회담에서 약속한 대로 다음 달초에 5차 회담이 개최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단계 4차 6자회담은 ‘8월29일로 시작되는 주’에 열기로 했다가 2주 가량 지연된 9월13일에, 그에 앞서 1단계 4차 6자회담은 작년 6월 3차회담 폐막시 그 해 9월까지 개최키로 했다가 해를 넘겨 지난 7월26일 개최된 바 있다.

정부는 이미 순방외교를 통한 사전협의가 시작된 만큼 그 과정에서 구체적인 회담 일정이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15일 미국으로 건너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내 대북통으로 북미간 메신저 격인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57.민주)가 17일 방북한 상태다.

또 중국의 6자회담 실무진인 리 빈(李 濱) 한반도 담당대사가 18일 방북해 북측과 공동성명을 바탕으로 한 이행계획에 대해 사전조율을 할 예정이며 그 같은 탐색과 조율은 다음 달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최시기와 관련, 우리 정부는 일단 공동성명이라는 문서로 합의된 만큼 ‘내달 초 개최’를 기대하고 있다.

이태식(李泰植) 신임 주미 대사는 17일 KBS 1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다른 날짜에 대한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당국이 공식으로 확인은 하지 않고 있지만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이달 말 북한을 공식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도 내달 초 개최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후 주석이 방북한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의 결단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적어도 부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인 18∼19일 이전에 5차회담을 개최해 일정 수준의 공동성명 이행방안에 관한 합의가 도출된다면, 이를 ‘정상 차원’에서 승인하는 동시에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을 위한 공감대 마련의 기회로 삼는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북한이 미 대통령 선거와 취임식,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 한미 을지포커스 훈련, 미국의 대북 인권특사 임명 등을 걸어 거의 매번 예정된 개막 날짜를 지연시켰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순조롭게 개최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없지 않다.

사전협의 과정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을 경우 북한이 또 다시 회담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그럴 경우 5차 회담은 내달 초순이 아닌 중순으로 넘어가 APEC 정상회의에 임박해 열릴 수도 있다. APEC 정상회의 기간에 5차회담을 일단 휴회했다가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6개국은 이미 4차 회담에서 공동성명 문구에 대한 견해차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13일간의 1단계 회담을 종료하고 5주간의 휴회를 거쳐 2단계 회담을 개최한 바 있다.

이번 부산 APEC 정상회의는 고유의 경제.통상 분야에서 더 나아가 반부패.지식 재산권 보호.중소기업 지원.조류독감 확산 방지대책 등을 협의할 뿐아니라, 북핵 문 제의 해법과 맞물려 한반도의 냉전해체와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평화와 안정이라는 역내의 최대 화두에 대한 거대 담론이 논의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의 수석대표의 배석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부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APEC 정상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하려 했으나 현실적인 여건을 이유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약속과는 달리 5차회담 개최시기가 지연될 경우 공동성명이 ‘깨지기 쉬우면서도 미묘한 균형을 취하고 있는’ 탓에 후속회담이 개막조차 힘든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대두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APEC 정상회의 이후로 5차회담이 미뤄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다음 달 17일 경주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거기에서 나올 부시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보고 북한이 5차회담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게 그러한 관측의 골자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예단은 금물”이라며 “적어도 이번 달이 지나야 구체적인 개최일정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