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2단계 회담 ‘대화유지’가 목표될 듯

방코델타아시아(BDA) 불법자금 동결로 지난해 11월 5차 1단계 회의가 파경을 맞은 이후 13개월 만에 재개되는 6자회담은 북한의 핵 실험까지 이어진 뒤 열리는 것이어서 기대된다.

그러나 ‘북핵 폐기’를 목적으로 하는 6자회담의 전망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폐기 의지’가 불투명하고 BDA 문제와 관련, 미-북간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낙관적인 전망은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이번 6자회담은 ‘북핵 폐기’ 이행 단계 등의 핵심적 의제에 대한 합의 도출은 어려워 보이고, 다만 ‘대화 유지’라는 최소한의 모멘텀을 살리는 것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16일 베이징에 도착한 6자회담 북측 대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미국의 (BDA)제재 해제가 선결 조건”이라며 “지금은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17일 “BDA 해제문제는 북한에 달려있다”면서 “이번 회담은 9∙19 공동성명의 이행에 진전을 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도 비핵화할 때까지 유엔 안보리 결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 美 “6자회담 진전,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다” = 일단 6자회담의 성패는 북한의 태도가 관건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제재해제가 선결조건’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 등 관련 당사국들은 ‘금융제재 문제와 6자회담은 별개’라는 입장이고 또 BDA도 17일 ‘북 자산을 계속 동결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난관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중간선거 패배 등 내부 정치적 지형의 변화로 압박에 직면해 있는 부시 행정부가 이번 6자회담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BDA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일단 ‘BDA 문제는 법집행과 관련된 문제’라고 난색을 표하고는 있지만, 북한의 태도에 따른 회담 진척 상황에 따라 합법적인 북한 계좌 및 자금에 대해서는 동결을 해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北 ‘핵 보유국’ 주장할 때는 파국 예상”

하지만 이미 ‘핵실험 카드’를 쓴 북한이 만약 핵폐기 의지나 진정성 없이 ‘시간끌기’에만 나선다면 회담은 지지부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

즉, 북한이 핵군축 회담으로 6자회담의 성격을 바꾸자거나 당장 BDA 북한계좌 동결문제나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해결하라고 하는 등 관련국들이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내놓는다면 북핵 위기는 다시 장기 교착상태로 흐를 수밖에 없다.

현재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서 협상에 임할 뜻을 비치고 있지만, 미국으로서는 ‘더 이상 양보는 없다.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합의를 도출하기 힘들다는 것.

▲ 中,韓 ‘중재자 역할에 한계’, 日 ‘납치문제 거론’ = 그동안 6자회담 재개 성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고 평가 받는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도 중재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낼지 여부도 주목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미북간 금융실무논의가 6자회담의 성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사실상 미북간 금융실무논의에 이번 회담의 무게중심이 쏠려 있어 중국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은 미북의 금융실무 논의 결과가 6자회담에 미치는 영향을 적절히 차단하면서 대화 모멘텀을 계속 유지시키는 쪽으로 외교 역량을 집중시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국의 역할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북 양측의 신경전으로 인해 협상 분위기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 6자회담 대화 유지를 위한 중재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에는 ‘납치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16일 “일본으로서는 납치문제가 큰 현안이며 미국으로부터 전면적인 협력과 지지의 의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로서는 북한의 ‘아킬레스 건’인 납치문제를 거듭 제기, 대북압박의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 “이번 회담, 미-북간의 탐색전”

▲ 6자회담 결과, ‘최소한의 모멘텀 유지’ = 6자회담과 BDA 실무회의가 동시에 치뤄지는 이번 회담은 두 회담이 미묘한 함수관계에 있다. 이 때문에 ‘북핵 폐기’와 관련한 구체적 합의 도출은 어려워 보인다.

BDA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북 양국은 지리한 탐색전 끝에 결국 6자회담의 동력을 계속 이어가는데 초점이 맞춰진 ‘의장성명’ 형식 등의 합의를 통해 최소한의 성과만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6자회담에서는 실질적 합의를 도출하기 보다는 향후 회담 일정표와 의제 등을 확정하는 수준의 의장 성명이 나올 가능성이 크고 실질적 담판에 해당하는 본 경기는 내년으로 미뤄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회담은 미북간의 서로 탐색전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BDA문제를 6자회담 내에서 협의할 것인지, 아니면 분리할 것인지의 문제와 ‘핵 폐기’ 이행과정에 대한 1단계 문제의 기간 설정 등이 주된 논의 대상”이라고 전망했다.

유 교수는 “북한에서 ‘핵 보유국’의 지위를 요구하고, 미국을 포함한 관련국들은 ‘9∙19 공동성명 이행’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아 당장의 결실을 보는 것은 어렵다”며 “‘대화 유지’라는 최소한의 모멘텀을 살린다는 것 이상의 성과는 나오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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