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자 공여국회의 ‘속도차이’ 극복 주력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한을 제외한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이 `대북 에너지지원 계획서’를 작성하기로 한 것은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10.3합의 이행 원칙인 ‘행동 대 행동’에 따라 불능화 속도에 맞춰 에너지 지원 속도를 끌어올려 달라는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현안인 핵신고서 제출을 촉진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산술적으로 봐도 북한과 나머지 5개국 간 10.3합의 이행 상황에는 속도 차가 드러난다.

한 외교소식통은 10일 “북한은 불능화 진척을 수치화하면 전체의 80% 정도가 이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대북 에너지 제공은 중유로 환산하면 총 95만t 중에서 33만여t(설비자재 계약분까지 포함하면 39만t)만 이뤄졌다. 말하자면 80%(북한)까지 나아간 데 비해 나머지 5개국은 40%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10.3합의에 의해 북한이 진행하고 있는 불능화 조치는 11가지로, 이 중 ▲폐연료봉 인출 ▲미사용연료봉 처리 ▲원자로 제어봉 구동장치 제거 등 3개 조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폐연료봉 인출은 현재 진행중이며 이 작업이 끝나면 원자로 제어봉 구동장치 제거가 가능하다. 현재 추가로 할 수 있는 불능화 조치는 미사용 연료봉 처리(반출) 작업으로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이 10일 방북,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불능화 부분이 이처럼 막바지 속도를 내는 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10일 열리는 5자 공여국 회의는 앞으로 60% 정도 남은 대북 에너지 지원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행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 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사전협의에서 경제.에너지 지원의 속도가 더딘데 대해 6자회담 산하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의장국인 우리측에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면서 “지원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10일 공여국 회의에서 향후 대북 에너지 지원계획을 확정한 뒤 이를 11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6개국 실무그룹회의에서 북한에 전달하면 북한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 미해결을 이유로 대북 에너지 지원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일본을 설득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5자 공여국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북한이 일본과의 공식 양자협의에 나서기로 하는 등 성의를 보이는 만큼 일본도 에너지 지원에 있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한.미.중.러 등 나머지 4개국의 에너지 지원이 완료되기 전에 일본이 관련 결정을 내려야 하는 절박함도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대체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한 당국자는 “일본도 6자회담의 진전이 중요하다는 인식에 공감하는 만큼 현명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5자공여국 회의-북미 평양협의-경제.에너지 지원 실무그룹회의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통해 불능화와 에너지 지원이라는 10.3합의의 한 축은 공고한 틀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10.3합의 이행 가운데 관건이 되는 것은 물론 북한의 핵신고와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이지만 이를 위한 토대가 되는 것은 불능화와 에너지 지원”이라면서 “자칫 전체 틀이 흔들릴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대북 에너지 지원 계획은 확실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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