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결의> 5자회담 탄력받나

유엔 안보리의 대북(對北) 결의문 채택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에 단합된 압박 메시지를 전함에 따라 북핵 6자회담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이후 마카오 소재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를 통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풀릴때까지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 주도로 이번 결의안이 채택됨에 따라 당분간 북한의 회담복귀는 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6자회담 보이코트가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5자회담 카드에 무게가 더해질 전망이다.

◇북한 6자회담 복귀 난망 = 미사일 발사에 대한 규탄과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압박의 메시지를 담은 안보리 결의안 채택과 그에 대한 북한의 반응으로 미뤄볼 때 6자회담 재개 전망은 더욱 어두워 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안보리 결의문 채택 직후 성명을 내고 북한을 고립시키고 압력을 가하려는 비열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안보리를 오도하는 일부 국가들의 기도를 단호히 규탄하며 안보리 결의를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더욱이 북한은 앞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11~15일 평양방문에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6자회담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점을 감안,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는 6자회담 복귀를 택하기 보다는 오히려 미사일 추가 발사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북미 양자대화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외교안보연구원 윤덕민 교수는 “북한이 당장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안보리 결의문 채택으로 공이 북한에 넘어간 만큼 북한이 미사일 추가 발사를 택할지,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쪽으로 갈지 지켜봐야할 때”라고 말했다.

◇5자회담 가능할까 = 북한이 계속 6자회담에 나오지 않을 경우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라도 만나서 9.19 공동성명 이행방안 등을 논의함으로써 회담의 동력을 유지하자는 것이 한미 양국의 인식.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이 만나는 것 자체로 북한에 6자회담 복귀를 압박할 수 있다는 의도도 배경에 깔려있어 보인다. 일본도 이에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이 제안한 비공식 6자회담 카드마저 북한의 반대로 사실상 물건너 간 만큼 5자회담 카드가 급부상할 환경이 만들어 진 것으로 보인다.

결국 5자회담의 열쇠는 6자회담 개최국인 중국이 쥐고 있는 만큼 그간 5자회담을 반대해온 중국이 최근 일련의 상황 변화 속에서도 반대 입장을 고수할 지가 관심을 모은다.

중국 입장에서는 원자바오 총리까지 만류한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고 비공식 6자회담에라도 나와 달라는 요구를 북이 마다한 상황인 만큼 5자회담에 대해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실제로 이규형 외교부 2차관이 15일 중국을 방문했을 때 우다웨이 부부장은 5자회담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지만 리자오싱 외교부장은 검토해보겠다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문제를 보는 중국의 인식이 동북아 맹주 자리를 둘러싼 일본과의 경쟁, 한반도 긴장고조에 따른 국익 손상 등 전략적 차원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두차례 기대를 저버렸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5자회담을 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한 외교 전문가는 “중국이 만약 5자회담을 검토한다면 5자회담이 북한의 회담복귀, 나아가 북핵문제 해결에 실제로 도움이 될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5자회담이 북한을 압박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할 경우 계속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5자회담 개최가 북핵문제 해결에 순기능을 할지 역기능을 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북한의 보이코트로 6자회담이 형해화 하는 것을 지켜보느니 나머지 5자 만이라도 북한이 복귀할 경우에 내 놓을 수 있는 9.19 공동성명 이행방안을 만드는 편이 회담 동력을 유지하는데 좋다는 시각이다.

반면 부정적으로 보는 쪽은 5자회담의 모양새가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북한의 회담 이탈만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리 정부 어떤 행보 취하나 = 정부는 6자회담 재개를 모색하되 북한의 회담 거부가 계속될 경우 5자회담이라도 하자는 입장인 만큼 북한의 회담복귀를 설득하는 작업과 동시에 5자회담 성사를 위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를 위해 이규형 외교부 2차관은 15~16일 중국 방문에서 중국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과 리자오싱 외교부장을 만나 5자회담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중국의 동참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현지시간 16-18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등 미 정부 고위관리들과 5자회담 개최문제를 본격 협의할 예정이다.

천 본부장은 이어 20일부터 이틀간 일본을 방문해 일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 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도 같은 차원의 협의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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