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자냐 6자냐’, ARF 앞두고 신경전 치열

복잡하게 얽힌 북한 외교 방정식을 풀기위한 관련국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가운데 서로의 속셈이 드러나는 외교가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의 개막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핵심 관련국들의 미묘한 줄다리기는 그 강도를 더해가는 양상이다.

우선 ’이번 기회에 북한의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결심한 미국은 대북 압박의 강도를 갈수록 높여가고 있다. 북한이 ARF에 끝내 불참할 경우를 상정하고 ’북한을 뺀 5자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관련국들을 재촉하고 있다.

미사일 발사 직후 베이징(北京)과 서울, 도쿄(東京), 그리고 다시 베이징을 순차 방문해 6자회담 당사국들과 ’셔틀외교’를 펼친 ’미사일 특사’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또다시 북한에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힐 차관보는 21일 워싱턴 내셔털프레스빌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미국)는 북한이 감내할 수 있는 만큼 많은 양자회담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ARF 참석여부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북한을 향해 ’ARF에서 장관급 6자회담이 성사되면 그 틀에서 북한과 얼마든지 만난다’는 메시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면서 힐 차관보는 “6자회담 프로세스를 선호하지만 그들(북한)이 참석하지 않으면 나머지 당사국들이 만나서 5자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토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북한의 ARF 참가 여부와 상관없이 미국은 갈길을 갈 것임을 의미하며, 구체적으로는 ‘5자회담’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됐다.

진작부터 미국의 강공 드라이브에 동조해온 일본은 ‘미국의 뜻이라면’ 5자회담을 수용할 수있다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일본측은 가급적 6자회담이 성사됐으면 한다는 의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5자회담 구상에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중국이다.

뚜렷하게 확인되지는 않았짐나 현재까지 우회적으로 확인된 중국의 입장은 5자회담에 부정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은 22일 니시다 쓰네오(西田恒夫) 일본 외무차관과 베이징에서 만나 “6개 당사국들간에” 회담이 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에 따라 ARF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리자오싱 부장과의 회동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ARF를 앞두고 관련국간 줄다리기가 본격화되면서 한국도 발빠른 움직임을 과시하고있다.

대체적으로 정부는 ’외교적 해결원칙’을 강조하면서 가급적 미국과 일본의 강도높은 대북 압박이 부각되지 않았으면 하는 의중을 드러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간 21일 저녁 전화 통화는 한국 정부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되고 있다.

양국은 가급적 북한이 참여하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정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을 협상장으로 유도하는 다양한 전략이 구사되면서 양상이 복잡한 것 같지만 마지막 순간에 협상의 형식으로 단순화되는 외교의 속성을 감안할 때 6자냐, 아니면 5자냐를 두고 선택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면서 “북한의 대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냉철한 상황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바야흐로 ‘미국과의 양자대화가 아니면 협상장에 나오지 않겠다’는 북한을 향해 ‘압박과 회유’가 뒤섞인 외교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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