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국 무엇으로 대북지원하나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2.13 합의’에 따라 앞으로 취할 초기 조치에 대한 나머지 5개국의 ‘상응조치’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먼저 미국은 식량을 포함한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4일 회견에서 “나는 특히 북한 주민들이 식량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데 관심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의 유산으로 치부한 제네바 합의의 상징인 ‘중유’와 거리를 두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러시아는 예상한 대로 ‘부채탕감’ 쪽으로 쏠리는 기색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4일 6자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타결됨에 따라 “북한의 입장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북한의 부채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안고 있는 80억 달러에 달하는 대(對) 러시아 채무를 과감하게 탕감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에 에너지를 지원해온 중국은 중유와 전력을 축으로 2.13 합의 이행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석유 수송용 파이프라인인 ‘중조수유관(中朝輸油管)’이 북한과 연결돼 있는 것은 물론, 수자원을 나눠쓰는 수풍댐을 비롯해 대북 에너지 지원 네트워크도 충분히 구축돼 있는 상태다.

한국의 입장은 명확하다. 북한이 60일 이내 핵시설 폐쇄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복귀시키면 우선 지원하는 5만t 상당의 긴급 에너지원을 단독으로 먼저 낼 의향을 이미 밝혔다.

그리고 에너지 지원 실무그룹의 의장으로서 `5+95’방안으로 추진되는 대북 에너지 지원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방침이다. 중유로 환산해 영변 핵시설 폐쇄와 사찰단 복귀에 5만t, 그다음 불능화 조치 단계에서 95만t을 지원키로 한 합의의 이행 방안을 주도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중유 외에도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 실무대표접촉이 15일 개성에서 열리는 것을 계기로 빠르면 이달 말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장관급회담에서는 최우선으로 쌀.비료 지원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여전히 유보적이다. 현 시점에서 대북 에너지 및 경제지원에 참가하는 것을 거부한 일본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다만 ‘2.13 합의’ 부속서 격인 ‘대북 지원부담의 분담에 관한 합의의사록’에 따라 일본은 적절한 시점에 에너지 지원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워킹그룹에서 납치문제 등 핵심 현안을 논의하는 것을 지켜본 뒤 구체적인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각국의 구체적인 지원 내역은 에너지 실무그룹 회의가 본격 가동되면 이후에나 확정될 전망이다. 어차피 돈을 내는 단계에 가야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언제 지원할 지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식량을 선호하는 미국이나 부채탕감을 원하는 러시아도 막판 협의 단계에 가서 ‘성의 표시’ 차원에서 소규모의 중유나 전력 부담도 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2.13 합의 이후 한달내 구성되는 실무그룹 회의를 개최해 각국의 상황을 고려한 구체적인 지원안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2.13 합의를 구현하는 것인 만큼 외교적 협의를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