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6자회담 당사국 입장-미국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조셉 디트라니 대북협상특사,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모두 최근 “협상은 협상” “우리는 북한과 협상 중이다” “6자회담 재개시 진지한 협상 상대로 인정” 등 대북 ‘협상’이라는 말을 거리낌없이 쓰고 있다.

제1기 부시 행정부 초기부터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변인 브리핑을 비롯해 고위관계자들의 인터뷰나 연설 등에서 의식적으로 ‘협상(negotiation)’이라는 표현을 피하고 ‘논의(discuss)’ ‘대화(talk)’라는 말을 쓰고, 무심결에 ‘협상’이라는 말을 썼더라도 곧바로 ‘논의’ ‘대화’라고 고치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특히 라이스 장관이 베이징(北京)행 비행기에서 대북 에너지 지원책을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가 핵에너지를 배제한 “몇가지 매우 유용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방한길에 하겠다고 밝힌 것은 제3차 회담 때의 대북 제안에 추가된 한국의 최근 대북제안을 미국이 ‘찬성’한다는 강력한 대북 메시지이기도 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한 미 고위관계자는 베이징 북.미 면담에서 그동안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계획의 존재를 인정해야 대북 협상에 나설 수 있다며 이를 인정할 것을 요구하던 입장을 바꿔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당시 차관보의 방북 때 시인으로 대체키로 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미국의 주권국가 인정 발언 등을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 철회로 해석하겠다고 한 것과 주고받기 협상물인 동시에 최근 부시 행정부의 적극적인 대북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라이스 장관은 중국행 비행기에서 6자회담 재개 전 회담 재개를 위한 대북제안의 수정은 없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회담이 열리면 유연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힐 차관보 등 실무 고위관계자들의 언질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이나, 힐 차관보가 회담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라이스 장관은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회담 복귀는 “첫 걸음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회담에서 진전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부시 행정부 내에서 대북 협상론의 가장 선두에 선 힐 차관보도 북한이 과연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의심하는 축에 속한다.

뿐만 아니라, 한.미 정상회담 후 부시 대통령의 뒷받침을 받아 ‘외교적 해결’을 위한 협상팀의 행보가 워낙 두드러진 바람에 가리워 있긴 하지만,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의 대북 불신에 바탕을 둔 강경론이 언제든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항시대기 상태이다.

라이스 장관도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핵 문제의 유엔안보리 논의는 미국이 언제든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인 점을 거듭 확인하는 등 군사조치를 포함해 어떤 안도 테이블 위에서 치우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제4차 6자회담은 대북 협상에 직접 나서는 미 국무부팀이나 북한에 막대한 ‘판돈’이 걸린 게임인 셈이다.

부시 행정부의 최근 적극적인 대북 협상 자세는, 자신들의 대북 인식이 호전됐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북한의 진의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북한과 협상다운 협상을 해봐야 한다는 여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미국의 대북 ‘협상 공세’는 협상 실패시 북한과 미국 뿐 아니라, 특히 한국과 중국측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기도 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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