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보다 남북관계 개선여건 불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앞두고 제2의 베를린 선언이 나올 것인지 주목되는 가운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여건이 4년 전에 비해 좋지 않다”고 미하엘 가이어(60) 주한 독일 대사가 8일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14일 독일방문을 앞두고 서울 동빙고동 대사관에서 가진 연합뉴스 회견에서 이 같이 밝히고 “현 상황은 2000년에 비해 더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가이어 대사는 2000년 3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베를린선언으로 정상회담의 돌파구를 열었듯이 이번에 ‘제2베를린 선언’이 나올 것인지에 대해 “북한은 4년 전보다 더 문을 닫은 상태다”면서 제2베를린선언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이어 대사는 그러나 한.일간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독도문제를 제기하자 “영토문제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등 극도의 말조심을 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 그는 전범국으로서 반성과 보상, 사과를 한 덕분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주변국들로부터 지지를 얻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과거사 반성 없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려한다는 비판에 대해, “독일은 어느날 갑자기 깨어난(wake up one day) 나라가 아니며 그동안 많은 국가들을 지원해왔다”고 일본을 겨냥한 뒤 “(유엔과) 정치적으로 가까운데다 유엔에서 유럽의 목소리가 더 나와야한다”며 상임이사국 진출 의욕을 강력히 표명했다.

6자회담 전망에 대해 가이어 대사는 “서울의 일부 인사들로부터 ‘북한이 아주 단기내(within a very short period) 회담에 복귀할 것’이라는 말을 들어왔다”면서 “하지만 회담이 정말 열릴 것인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이어 대사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 위험을 걱정하지만 주권국가로서 체제존립과 관련, 미국에 안전보장을 정당히 요구하는 입장은 이해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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