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한자리 모인 한미일 정상

한·미·일 3국 정상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조지 부시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18일 북핵문제와 동북아 역내현안을 놓고 한자리에서 머리를 맞댔다.

지난 2002년 10월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이후 4년 남짓만에 3개국 정상이 그야말로 모처럼 회동한 것.

당시와 달라진 점은 부시 대통령을 빼고 한·일 정상이 바뀌었다는 것.

4년전에는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참석했다.

베트남 하노이 APEC을 계기로 마련된 이날 3국 정상의 만남은 북한 핵실험 이후 동북아 긴장이 고조되고, 1년여만에 재개되는 북핵 6자회담을 앞두고 성사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송민순(宋旻淳) 청와대 안보실장은 “미국이 동북아 문제에 깊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의 표시이고, 최근 변화된 상황에 대해 3국이 북핵문제를 어떻게 건설적으로 해결해나가느냐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고 3자회동에 의미를 부여했다.

약 40분간 진행된 회담은 부시 대통령, 노 대통령, 아베 총리 순으로 북핵 및 동북아 정세에 대한 견해를 개진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정상은 북핵문제에 있어 한ㆍ미ㆍ일의 협력뿐아니라 역내 국가, 특히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필요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중국과 북한문제를 폭넓게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부시 대통령은 동북아에 미국의 중요한 이익이 걸려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국외자’ 입장이 아닌 이해당사자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현안해결에 ‘관여’할 것임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지역적 개념으로는 성립될 수 없는 얘기지만 동북아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미국은 동북아의 일원”이라는 표현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부시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그 관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당사자적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거들었다.

노 대통령이 이날 오전 한미정상회담 내용을 설명하면서 “미국은 이미 비전을 갖고 동아시아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데 대해 신뢰를 갖고 있어 환영한다”고 언급한 것의 연장선이다.

마지막 발언에 나선 아베 총리는 “일본인이 갖고 있는 인도적 문제에 대해 APEC 차원에서도 언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우회적인 입장표명은 일본의 최대숙제인 납북자 문제의 국제적인 이슈화를 거론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회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회담장에 먼저 나와 한일 정상을 잠시 기다렸고, 곧바로 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차례대로 도착했다.

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부시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양 옆에 나란히 앉아 취재진들에게 포즈를 취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3자회담의 ‘호스트’ 입장에서 3국 정상을 대표해 기자들을 상대로 간단한 인사말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의 가장 강력한 동맹인 한국의 대통령과 일본의 총리께서 3자회담에 참석해 주신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평화와 안보에 전념하고 있는 세 민주주의 국가(정상)들은 오늘 매우 중요한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운을 뗐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우리가 함께 일을 한다면 우리 국민에게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을 가져올 수 있음을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인사말을 마치면서 노 대통령과 아베 총리를 번갈아 쳐다보며 “대화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한다”고 사의를 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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