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이 보는 광복과 분단-중국

일제 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중국은 우리 독립운동의 가장 중요한 해외기지가 됐다.

특히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한 후 한중 양국은 주권 유지와 민족 생존을 위해 밀접하게 협력하며 일제 침략에 저항했고 1945년 함께 광복을 맞았다.

이런 점에서 광복 60주년에 대한 중국의 감회는 우리와 다르지 않다.

중국 사회과학원 한반도문제연구소 퍄오젠이(朴建一) 비서장은 “한국의 광복절 60주년은 중국의 항일전쟁 승전 60주년(9월 3일)과 의미가 같아서 양국 국민은 당연히 동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이 이런 동질적인 감정을 공유하게 된 것은 1992년 수교 이후 양국관계가 개선되면서부터다.

광복을 맞은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의 주도로 남북으로 분단됐고 한국과 중국은 적대적인 관계로 출발했다.

중국은 한국전쟁에서 북한을 지원함으로써 북한과 정치.군사적 동맹관계를 강화했고 한국과는 수교 이전까지 절대적인 대립관계를 장기간 유지했다.

퍄오젠이 비서장은 중국이 당초 대륙에서 벌였던 우리의 항일활동에 대해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 정부와 연관을 맺고 있었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은 한국과의 수교 이후 조금씩 불식되다가 최근 한국 정부의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재평가를 계기로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수교 13년을 맞은 현재 중국은 한반도 분단을 냉전이 낳은 상처로 인식하고 자주적인 통일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퍄오 비서장은 한반도 분단을 “미국과 소련 간 냉전시대 대결의 소산”이라고 평가하고 “자주적인 평화통일이 이룩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한반도연구센터 리둔추(李敦球) 주임도 냉전이 한국에 남긴 커다란 후유증이자 동북아에서 냉전이 남긴 가장 두드러진 사례로 한반도 분단을 꼽았다.

그는 광복이 한반도의 역사적인 전환점이었지만 미국과 소련의 개입으로 분열됐고 아직도 통일을 이루지 못하는 아픔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수교 이후 단기간에 우리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한 중국에 있어 한반도 분단을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전략적이라는 게 외교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중국 안보의 핵심적 전략지역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중국 발전의 필수적인 전제조건으로 믿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은 이와 함께 한반도가 어느 정도는 중국에 있어 일본, 러시아 그리고 미국으로 향한 진출 정책의 발판이 된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같은 사회주의 국가로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바람막이이자 지정학적으로 완충지대의 역할을 해주며, 한국은 발전된 산업국가라는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보완상대로서 필요한 존재인 것이다.

중국은 남북한간의 세력균형을 한반도 평화.안정의 방편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김일성 사후 북한의 정치.경제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이 원칙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이런 정책은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로 인한 한반도에서의 혼란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것 외에 대(對)남한, 대미, 대일관계에 있어 다목적 효용가치를 가진 ’북한 카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고려이기도 하다.

중국은 향후 동북아 정세가 미북관계와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요인이 있긴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국간의 첨예한 모순 등으로 인해 불안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에 대한 외교안보 전략에 따라 우선 북한에 대해 경제지원을 지속하는 가운데 안보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해 경제협력을 확대하면서 점진적으로 안보대화를 증진시키고 있다.

중국의 이런 남북한 등거리 외교정책은 한반도가 통일되거나 중국이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는 날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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