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의 현주소와 선진화를 위한 역할

6월민주항쟁은 제3세계국가 중에서 가장 모범적인 산업화 다른 표현으로는 경제적 근대화를 이루어낸 대한민국이 민주화의 역사 다른 표현으로는 정치적근대화에서도 제3세계국가 중에서 최고의 모범을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역사이다. 그리고 6월민주항쟁은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전반을 변화시키는 민주화를 시대정신으로 하는 소위 ‘87년 체제’를 구축하게 되었다.

‘87년 체제’는 그 이후 97년의 ‘IMF 경제위기’라는 커다란 대외적 충격을 맞이하여 소위 ‘신자유주의적 개혁’이라는 국면을 거치면서 중요한 변화를 거쳤고, 2000년에는 분단구조의 해체추진이라는 ‘6.15남북공동선언’을 거치면서 또 한번의 중대한 변화를 겪게 된다고 할 수 있다.

87년체제는 IMF와 6.15선언 계기 변화요구

97년의 IMF경제위기는 그동안 한국적 산업화, 한국적 특수성에 기반한 경제적 근대화를 발전시켜왔던 모델이 세계화, 정보화라는 세계사적인 물결에 휩쓸리면서 시련을 겪고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의 ‘한미FTA’의 추진흐름으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한미FTA는 단순한 경제적 변화만이 아닌 전체 국가전략과 연관된 것이기도 하다.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은 탈냉전이라는 세계사적인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여 분단구조의 해체라는 민족문제의 해결을 ‘87년체제’로 구축된 민주화운동의 성과에 기반하여 추진한 것으로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그런데 ‘6.15공동선언’이후에는 민주화운동세력이 두 가지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고 판단된다.

첫째는 민주화운동의 내면적인 심화 즉 자유주의에 기반한 민주주의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는 부족한 채 자기집단이기주의적 행태 등을 보이면서 민주화의 과잉적인 양상을 보이게 된 점이다. 둘째는 민주화운동차원에서 분단구조의 또 다른 희생양인 북한주민의 인권문제 등에 대해 민주화운동세력이 소홀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87년체제’는 97년 ‘IMF경제위기’라는 세계화, 정보화의 시대적 물결을 거치면서 경제적 측면에서 변화의 계기가 있었고, 2000년 ‘6.15공동선언’을 거치면서 정치적 측면에서 변화의 계기가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대응을 해왔는가, 못해왔는가에 따라 ‘87년체제’를 만드는데 기여했던 소위 ‘386세대’의 분화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386-486세대’는 선진화, 신진보와 수구좌파로 분화

뉴라이트, 선진화 진영의 ‘386-486세대’는 위의 시대적 변화의 과정을 인식하고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모색해온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과정에서 범진보진영 또는 노무현정부와 열린우리당 참여세력에 대한 비판에 초점이 맞추어 지면서, 기존보수진영에서 중요하게 요구되어왔던 보수의 혁신에 대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으며 자신들의 철학과 전략, 비전 등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점은 반성적인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범진보진영의 ‘386-486세대’는 두 가지 흐름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데, 먼저 수구좌파적 흐름인데 열린우리당에 참여한 세력 중 일부로 민주화운동세대로서의 정체성은 희석된 채 과거민주화운동 경력을 상품화해 이용하고 있을 뿐이며 집단이기주의, 패거리주의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80년대식 주사파의 미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세력도 있다. 다음으로는 범진보진영의 흐름을 세계화, 정보화의 시대적 물결에 조응하여 신진보의 새로운 내용으로 정립해나가고자 하는 세력이 있다.

필자는 45년 8.15해방정국이후 50년대까지의 시대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 한 건국이었고, 60년대, 70년대의 시대정신은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화였으며, 80년대, 90년대의 시대정신은 건국과 산업화에 기반한 민주화였다고 생각하며, 2000년 이후에는 건국이후 경제적 근대화인 산업화와 정치적 근대화인 민주화를 거쳐 이를 기반으로 선진화가 시대정신이라고 판단한다.

선진화의 핵심내용으로는 세계화, 정보화의 세계사적인 물결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를 기초로 한 한반도의 새로운 발전전략과 비전의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통일을 앞두고 민족공동체의 통합이라는 당위와 더불어 자유민주주와 시장경제라는 가치의 구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구체적 전략이 요구된다.

보수선진화진영과 신진보개혁진영간의 선의의 경쟁과 협력 필요

따라서 대한민국의 선진화 나아가 한반도 전체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시대착오적인 수구좌파적인 흐름은 청산하고, 뉴라이트운동, 선진화운동으로 표현되어왔던 보수선진화진영과 새로운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여 신진보의 흐름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신진보개혁진영간의 선의의 경쟁과 협력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과거 민주화운동에 몸을 내던졌던 ‘386-486세대’는 보수선진화진영과 신진보개혁진영 양측에서 생산적인 중요한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먼저 보수선진화진영의 과제를 보면, 우리나라 보수진영의 역사적 취약성 즉 이승만 시대, 박정희 시대이후 새로운 보수의 철학과 전략에 기반한 가치집단으로서의 구축에 취약성을 보여온 것을 검토할 때, 보수선진화라는 입장에서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새로운 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철학, 전략, 비전의 수립과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주체형성을 위한 치열한 실천적 모색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음으로 신진보개혁진영의 과제를 보면, ‘87년체제 패러다임’이 이미 낡은 것으로 변화된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신진보의 철학과 전략을 다시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이미 이해집단화 되어가고 있는 민주화운동세력의 자기혁신을 통한 새로운 가치집단으로 거듭나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보수선진화진영과 신진보개혁진영이 상대방을 향한 비난, 비판을 넘어서서 자기혁신과 스스로의 내용을 채워나가는 차원에서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실현한다면 대한민국의 선진화, 한반도의 선진화는 반드시 이루어 질것이라고 확신한다.

구해우 미래재단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