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의 기록적 한파에 北주민 삼중苦

북한에 기록적인 한파가 닥치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만성적인 전력난에 강추위까지 이어지면서 겨울나기가 한층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평양은 3일 오전 최저기온이 영하 21도로 1977년 이후 3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선중앙통신도 “1977년 이후 평양에서 처음 강추위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하며 한파가 이달 상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꼽히는 양강도 삼지연 지역도 지난 1일 북한 기상자료를 분석한 1973년 이래 가장 낮은 영하 39.7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한파 속에 전력공급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도 지난 1일 익명의 평양 주재 외교관을 인용해 평양에서 전력공급이 거의 안 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한파로 인해 평양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에너지난으로 난방을 제대로 할 수 없자 집을 떠나 난방이 되는 친척이나 지인들의 집에서 동거(同居)를 선택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고층아파트들은 평양 화력발전소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데 이마저도 가동이 멈췄고, 주요 난방연료인 석탄 값도 최근 북한 외화벌이 회사들이 중국에 석탄을 경쟁적으로 수출해 내부 석탄 가격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통상 북한 주민들은 여름철부터 겨울 채비를 서두른다. 오랜 경험으로 전력난과 연료난이 쉽게 극복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나름의 월동준비를 갖춰 놓는 것이다.


겨울에 비해 석탄 가격이 비교적 싼 여름철, 장마가 끝나면 석탄으로 연탄을 찍어 말린다. 9월부터는 가을걷이를 하면서 동시에 땔감을 모으기 시작한다. 10월경에는 모든 문과 창문에 문풍지를 바르고 비닐박막이나 볏짚을 씌우거나 시멘트로 벽을 덧댄다.


이외에도 두툼한 이불을 준비하거나 혹한을 견디기 위해 솜옷을 준비하는 것도 월동준비 중 하나다.


2011년 탈북한 김성만 씨는 “주민들은 겨울 대비는 여름부터 본격화 된다”면서 “수입이 100이라면 40은 식량에 60은 땔감준비와 같은 월동준비에 투자 할 정도로 월동준비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간부들이나 부유층을 제외하면 땔감 등을 미리 준비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이 탈북자들과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특히 날이 추워질수록 북한에서 땔감과 석탄의 가격이 올라, 경제적 여유가 없는 주민들의 월동준비를 더 어렵게 한다.


북한에서 판매되는 땔감은 주로 군부대를 통해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산림감시원들이 벌목을 감시·단속하는데 군부대까지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반 주민들이 벌목을 하다 적발되면 땔감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이고 벌금까지 내야한다.


현재 양강도 내 시장에서 하루를 땔 수 있는 땔감 1단의 가격은 2,000원선이다. 보통 한 달 평균임금이 4000원임을 감안하면 겨울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도시나 주변에 산이 없는 지역은 이보다 훨씬 비싸다.


김정은 시대 들어서 각종 통제조치에다 우상화물 건립비용 등의 부담전가로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 한파까지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석탄 값이 갑자기 뛰어 구멍탄도 준비 못했는데 땔감도 비싸져 걱정이다”며 “추모 행사와 단속도 많아 장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날씨까지 추워져 사람들도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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